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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마리오네트’ 展 리뷰

‘일상의 경험’ 순간 포착한 세계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일상의 경험’ 순간 포착한 세계

‘일상의 경험’  순간 포착한 세계

‘세이렌’(디지털 프린트, 2003).

서울 소격동 금산갤러리에서 9월15일까지 열린 ‘마리오네트’ 전의 작가 방명주씨(33)는 아주 빨리 성장하고 있는 젊은 작가다. 방씨는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해서 영화작업을 하다 결국 서울예술대학에 다시 입학해 사진을 공부했다. 이후 홍익대 대학원 사진디자인과를 졸업한 방씨는 지난해 열린 첫 번째 개인전에서 ‘사랑스러울’ 만큼 여성적인 사진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똑 부러지게 담아낸 사진들로 주목을 받았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노란색 면처럼 보이는 사진을 자세히 보면, 그가 명절날 시댁에서 밤새 부쳐낸 전들이다. 추상화 같은 사진 안에 달걀과 기름, 그리고 결혼한 주부의 일상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 제목 ‘마리오네트’는 아주 작고 구체적인 세계지만, 60여점의 전시 작품은 전 우주를 포용한 듯하다. ‘판테온 연작’은 정치와 자본, 소비 등 거대 담론을 슈퍼마켓의 카트 같은 일상적인 물건의 집합을 통해 보여주고, ‘큐폴라’는 콘돔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을 슬프게 보여준다. ‘세이렌’은 빈 소라껍데기를 통해 움직이지 못하는 마리오네트를, ‘판타스마’는 아내와 딸, 며느리라는 역할을 해가면서 좋든 싫든 만나게 되는 사물들을 찍었다. 콩깍지 안에 알약을 넣고 찍은 사진은 페미니즘적 상상력을 발동시키기에 충분하다.

그가 독특한 것은 이 같은 소재 때문이 아니며, 페미니즘적이어서는 더욱 아니다. 그가 찍은 대상들이 화면에 숨어 있으면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스스로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가 “이즘보다 일상적인 경험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고 말하는 의미일 것이다. 환상적으로 피어난 꽃들이 아줌마들의 싸구려 치마 무늬임을 아줌마 아니면 누가 알아볼 수 있을까.



주간동아 453호 (p83~83)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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