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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 첫출발은 순결에서부터”

창립 50주년 통일교 황선조 회장 “가정 평안해야 세계도 평화 … ‘종교 UN’도 만들 터”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세계 평화 첫출발은 순결에서부터”

“세계 평화 첫출발은 순결에서부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황선조 회장.

합동결혼식과 기독교계와의 이단 시비, 적극적인 북한 진출 등으로 이목을 끌어온 통일교가 5월1일부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54년 5월1일 문선명 목사(84)가 서울 성동구 북학동(지금의 동대문 운동장 부근)에서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약칭 통일교)란 간판을 내걺으로써 시작된 통일교는 63년 10월4일 종교 활동 목적의 법인 설립을 인정한 민법 32조에 근거 ‘재단법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을 등기해 법적 조건을 갖추었고, 97년 4월10일에는 가정을 강조하기 위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통일교의 반세기는 한국에서 시작한 종교 가운데 가장 많은 나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통일교 측은 현재 193개국에 선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설립자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많은 나라로 나아간종교는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각국의 통일교인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으므로 통일교가 김치 태권도 아리랑 등과 더불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교회 벗어나 평화 달성에 매진”

통일교는 언론사인 세계일보 워싱턴타임스 UPI통신, 교육기관인 한국의 선문대와 미국의 브리지포트대학, 문화단체인 유니버셜발레단과 리틀엔젤스예술단, 기업체인 일화와 한국티타늄, 그리고 프로축구팀인 성남 일화 등을 거느리고 있다. 특이한 사실은 선문대 안에는 순결학과를 개설하고 세계일보에는 ‘순결과 참가정’이라는 제목의 섹션을 낼 정도로 가정을 강조한다는 점. 97년 개칭 이후에는 내부적으로 ‘가정연합’으로 부를 정도로 가정을 강조하고 있다.

대체로 종교는 성(聖)과 속(俗)을 분리하는데 통일교는 거꾸로 세속을 지향하고 있으니, 이는 과연 통일교가 종교단체인지 의문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50년의 역사를 쌓아온 통일교는 어디로 나아가고자 하는가. 문목사의 최측근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황선조 회장(49)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가정을 특히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저 세상이 아닌 이 세상에서 평화세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세상에서 평화를 이루려면 가정부터 편안해야 하고 가정이 평화로우려면 가족간에 참사랑이 있어야 한다. 가족의 근간은 부부인데, 부부가 참사랑을 이루기 위한 필요조건이 바로 순결한 사랑이다. 그래서 순결을 강조하고 바람기와 외도를 멀리하자는 것이다. 평화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다른 종교와 비슷하지만 평화를 이루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속의 세계인 가정을 강조하다보면 성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종교 시설의 중요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물론이다. 우리는 성과 속을 나눠서 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치장된 교회나 종교 시설을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종교 시절이 있다면 물론 그곳에서 하겠지만, 없다면 일반 사무실에서라도 평화운동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교회를 치장하거나 신성시하는 것은 거부하고, 평화라고 하는 목적 달성에만 매진할 것이다.”

-그렇다면 금욕주의로 간다는 것인가.

“사람은 영(靈)과 육(肉)으로 구성돼 있는데, 영적인 것을 강조하다보니 자연히 육적인 것이 부정돼 금욕주의와 독신주의가 생겨났다. 우리는 이것도 거부한다. 육적인 결합은 하나님이 주신 가장 소중한 사랑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육적인 결합이 있어야 후손이 이어지는데, 왜 금욕주의를 숭배하는가. 하지만 육적인 사랑을 중시한다고 해서 ‘가자 장미여관으로’ 식의 난삽한 형태는 절대 반대한다. 오직 자기 짝과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사랑을 지켜나갈 때 세상의 평화를 이룰 수 있다. 질서를 지킨 육적 사랑은 정신적 사랑의 결실이기에 신성하고 거룩하다.”

“세계 평화 첫출발은 순결에서부터”

통일교 측은 이들을 참부모라고 부르고 있다.지난해 K리그에서 우승한 성남 일화 축구단과 순결학과를 개설한 선문대학. 통일교의 상징이 된 합동결혼식(왼쪽부터).



“세계 평화 첫출발은 순결에서부터”

통일교 교주인 문선명·한학자 부부.

-그런 식으로 살면 상당히 답답하지 않겠는가.

“‘가자 장미여관’ 식으로 산다고 즐겁고 자유롭겠는가. 부나비처럼 순간의 쾌락만을 좇다보면 진정한 기쁨을 알 수 없다. 반면 참가정을 이루겠다는 서로간의 약속을 믿고 실천하는 것은 때론 단조롭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거기엔 깊은 기쁨과 자유가 있다. 흡연자에게는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것이 구속이지만, 비흡연자에게는 피우게 하는 것이 강제이다. 금연이 정(正)인 사회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자유롭게 사는 길 아니겠는가.”

-모든 종교가 평화를 지향하지만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에서 보듯 각 종교의 원리주의자들은 분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종교는 뿌리가 되어야 하는데 반대로 최전면에 나오면서 사태가 복잡해져버렸다. 이렇게 다양해진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더 이상 역사발전의 주체가 될 수 없는데도 될 수 있다고 믿고 나오니 자꾸 분쟁이 생기는 것이다. 이제 사회 변화는 언론과 교육기관 기업 문화단체 NGO운동 등이 끌고 나가게 하고, 교회는 이러한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돌아와 영성(靈性)을 회복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종교 자체를 떠받들다보면 제의가 중요해지고 치장이 많아진다. 의식과 치장이 많은 종교단체는 같은 특성을 보이는 다른 종교단체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종교간의 벽부터 허물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1965년부터 각 종교단체 간의 이해와 협력을 다지는 행사를 적극 지원해왔다. 지금까지 세계는 정치나 이념 체계가 달라 전쟁이 일어났다고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UN을 만들어 운영해왔다. 그러나 UN이 국가 단위로 구성되다보니 국가간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UN을 하원으로 하고 그 위에 국가이익을 넘어선 일을 하는 사람들로 상원을 만들어 UN을 양원제로 운영할 것을 주장해왔다.”

“북한 돕다 보면 그들도 생각 바뀔것”

-‘통일’을 종교단체 이름에 넣은 이유는.

“통일교는 유대교와 기독교의 신관(神觀)을 이어받고 있는데, 유대교는 유대교만 구원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독교는 기독교를 믿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고…. 그러나 우리는 민족이 다르고 종교가 달라도 하나님의 섭리대로 살아왔으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통일을 강조하는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고 영체(靈體)는 영계로 들어가는데, 영계에는 수많은 영이 모여 있다. 영계에서는 이 세상에서 죄를 덜 쌓은 영이 더 자유롭다. 그래서 이 세상에 살 때 바르게 살자는 것이고, 육신이 소멸한 후에는 영계에서의 신령활동으로 이 세계의 분열을 극복해 통일하자는 데서 통일을 이름에 넣게 되었다.”

-북한 진출에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승공(勝共)운동을 벌여온 우리가 공산주의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평화를 지키고 갈등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사랑이 있어야 하는데, 사랑이란 바로 ‘위(爲)하여 사는 삶’이다. 미국이 9·11테러를 당했을 때 우리는 ‘응징하지 말고 참아라. 이번에는 그들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게 하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참지 못하고 응징에 나섰다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분란을 일으키는데 계속 도와주다 보면 그들도 부끄러워져 생각이 바뀌게 된다. 이렇게 화해가 이뤄지면 통일도 이뤄지는 것이고 통일 후에도 분란이 적어진다고 생각한다.”

-문목사 이후의 통일교는 어디로 나아가며, 문목사는 통일교에서 어떤 지위를 갖게 되는가.

“문목사는 우리의 메시아이며 영원한 참부모이다. 그분 이후에는 그분과 같은 참부모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분을 따라 참가정을 이끄는 참부모가 될 것이다. 이로써 모든 사람이 참가정을 만든다면 만인이 메시아가 되는 세상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평화세계이므로 우리는 이 운동에 더욱 힘쓸 것이다.”



주간동아 433호 (p70~71)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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