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1

2004.04.22

브랜드 탐내다 ‘짝퉁’ 덥석

  • 이종현/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입력2004-04-16 13: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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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탐내다 ‘짝퉁’ 덥석

    유명 브랜드의 골프클럽.

    최근 경찰은 미국 T사와 일본 H사 제품 등 고가의 골프클럽 150세트를 불법으로 유통시켜 3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업자를 적발했다. 외국 유명 제품을 모조한 가짜 클럽을 팔던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언론 보도를 종종 볼 수 있다. 다른 상품도 마찬가지지만 이른바 ‘짝퉁 클럽’을 판매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그럼에도 국내 클럽 시장에 유통되는 물건 중 30% 가량이 짝퉁을 비롯해 정상적으로 유통된 ‘정품’이 아닌 게 현실이다. 짝퉁은 보통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클럽을 만든 뒤 한국으로 들여와 판매된다.

    판매 방법도 다양하다. “부도난 골프숍에서 물품으로 받은 정품 클럽이다” “해외 나갔다가 핸드캐리로 가져온 진품이다” “솔직히 가짜 클럽인데 진품과 똑같다” “50만원만 주면 10세트 넘기겠다”는 등의 감언이설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

    H사, T사의 클럽은 풀세트가 보통 300만원대에서 2000만원대까지 넘나든다. 불법 유통업자들이 가짜를 만들어 판매하면 이윤이 상당한 것.

    가짜 골프클럽이 활개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한국인 특유의 고가 유명 외제브랜드 선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외제브랜드 역시 중국에서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으로 제작해 조립만 자국에서 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완제품까지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산클럽이나 외제클럽 모두 중국에서 만드는 셈이다.

    샤프트를 어떤 것으로 쓰느냐에 따라 클럽의 성능이 좌우될 뿐 국산클럽과 외제클럽은 성능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골프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확인해본 결과 유명 C사 클럽에 장착되는 샤프트 가격이 12달러였다”고 말했다. 이런 클럽을 마케팅에 현혹된 소비자들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구입하고 있는 것. 반면 국산인 N사 제품은 50달러가 넘는 샤프트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성능이 우수한 N사 제품이 한국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사항은 또 있다. 원산지 표시를 100% 믿지 말라는 것. 예컨대 클럽을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어느 곳에서 만들든지 조립만 일본에서 하면 ‘Made in Japan’으로 둔갑한다. 한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골프클럽의 대부분이 원산지가 표시된 나라에서 ‘조립’되거나 표시 국가를 거쳐서 들어온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브랜드 표기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이 외제브랜드에 목말라하는 이상 가짜클럽으로 인한 피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불법 유통업자들은 수백만원 하는 클럽을 100만원 내외에 넘긴다. 제조 원가는 20만원도 되지 않는 조악한 클럽을 말이다. 20만원짜리 클럽을 수백만원을 주고 구입해서야 되겠는가. 앞으로 클럽을 구입할 때는 외국 유명 브랜드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구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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