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라는 고약한 시험 문제지를 받아들었다. 출제되리라고 예상 못했던 문제는 아니다. 단지 그 문제만큼은 출제되지 않기를 바랐던 수험생 같은 심정이다.
알 사드르가 이끄는 시아파가 점령군 미군을 상대로 무장투쟁에 들어감으로써 미국은 피하고 싶었던 악몽의 시나리오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토록 자신만만해하던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입에서 “미국이 시험을 당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제2의 이라크전”이니 “부시의 베트남전”이니 하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워싱턴은 의외로 잠잠하다. 언론만 호들갑을 떠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렇다고 해서 부시 행정부가 두 다리 뻗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태연한 척할 뿐이고, 비정상적 상황은 아니라고 강변할 뿐이다. 속에서야 불이 나겠지만 겉으로 내비칠 입장이 아니다.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유력 신문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짐 호우글런드는 4월8일 논단을 통해 이라크 사태 악화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가 평온한 것처럼 비치는 하나의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전투가 가열되고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이 이런 상황을 정상적인 것처럼 여기는 까닭은 6월30일 이라크 임시정부에 정치권력과 책임을 이양하는 계획의 연기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9·11 위원회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었던 탓도 있다.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의 9·11위원회 증언이 시아파의 무장봉기보다 더 큰 화젯거리였다. 국가안보회의의 전직 관리 리처드 클라크의 증언대로 부시의 외교 안보팀이 9·11 이전부터 이미 이라크 문제에만 골몰해 있었던 것이 사실인지가 주요 관심사의 하나였다. 라이스는 물론 이를 부인했다.
이라크 사태 악화로 부시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국내에 형성된 ‘전선’이다. 이라크전 시작 전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의회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노선에 분을 삼켜오던 상원의원들이 가만히 있질 않는다.
‘시아파 봉기’ 위험 수준 아니라고 판단한 듯
민주당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이라크전을 “부시의 베트남 전쟁이다”라고 몰아붙였다. 처음부터 잘못된 전쟁이니 빨리 손을 떼라는 말이다. 잘못된 전쟁을 시작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는 힘들다. 케네디 의원은 민주당 대통령후보 존 케리의 든든한 버팀목이니, 민주당에게는 이런 호재가 없다.
공화당 내 의견은 갈려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루가 위원장은 정권 이양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권 이양 뒤 주도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공화당인 하원 군사위원회의 던컨 헌터 위원장은 빨리 정권을 이양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으며, 사태가 악화되었다 해서 병력을 증강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한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상황이 악화된 것과 상관없이 6월30일 정권 이양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이라크 임시정부에 준비할 실질적 시간을 주려면 미국은 5월30일까지 사실상 정권을 넘겨야 한다. 그러나 정권 이양 뒤에도 미국은 이라크에서 완전히 손을 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가 사태 악화에도 태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도 사실은 정권 이양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려는 속셈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병력 증강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 수를 놓고 펜타곤 내의 민간인 지도부와 현역 장성 간의 갈등과 불화는 깊어질 대로 깊어져 있다. 럼스펠드 장관을 비롯한 민간인 지도부는 2003년 늦여름쯤이면 3만명의 병력만 있어도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현재 병력은 장담한 수의 4배가 넘는 12만5000명 선이며, 교체를 위한 주둔 병력까지 합하면 13만명이나 된다.
병력 수의 문제는 이라크전에 대한 성격 규정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럼스펠드 장관측은 점령 미군이 이라크인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러니 적은 병력만 있어도 된다는 것이었다. 럼스펠드와의 불화로 육군 참모총장 자리에서 물러난 에릭 신세키 장군은 최소 수십만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했고, 울포위츠 차관은 일언지하에 신세키 장군의 말을 뭉개버렸다. 지금도 펜타곤의 현역 장성들은 병력 수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럼스펠드 장관은 “현지에서 필요하다면 병력을 추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이라크에 보낼 만한 대규모 병력 동원은 말처럼 쉽지 않다. 진작에 귀국한 제3보병 사단이 대안이긴 하지만, 럼스펠드의 ‘군 변형’ 계획에 따라 3개 여단을 5개 여단으로 재편하는 와중에 있어 대규모 동원이 여의치 않다. 한반도 유사시 동원될 하와이 25사단의 스트라이커 여단 일부 병력을 이라크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미군의 추가 병력 동원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스페인, 터키 등 외국군 증파도 거론되나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 새로 좌파 정권이 들어선 스페인은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터키는 병력 증파를 자청했으나 쿠르드족의 반대로 이마저 대안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 미국 내의 주 방위군이 동원되고는 있으나, 민간인 신분인 주 방위군은 이라크 파병 전 일정 기간 훈련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위기 수습용으로는 적절치 않다.
일단 부시 행정부는 강경 대응을 택했다. 달리 선택할 만한 묘수가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최소한 겉으로는 느긋한 모습이다. 여기에는 나름대로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강경 시아파를 이끄는 알 사드르가 봉기의 횃불을 치켜들긴 했지만 대세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알 사드르가 시아파 내에서는 소수파인 데다가 다수 시아파도 알 사드르를 골칫덩어리로 여기고 있다는 것. 장기적으로 본다면 알 사드르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게 부시 행정부의 판단이다. ‘미니 봉기’ 정도라는 것이다.
미국은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의 3파를 상대해왔다. 시아파는 이라크 전체 국민 수의 60%를 차지하면서도 수니파 후세인 정권하에서 기를 못 폈다. 지금은 알 시스타니의 다수파와 알 사드르의 강경 소수파로 분열돼 있다. 아주 우호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미 점령 당국과 다수 시아파는 지금까지는 어쨌든 서로 등을 돌리지 않고 있다.
만약 다수 시아파마저 미국과 적대관계에 돌입한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미국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하지만 6월30일 정권 이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다수 시아파도 쉽사리 판을 뒤엎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미국은 보고 있다. 이미 바그다드는 다수 시아파의 정치 중심지가 됐다.
부시 지지도 반등 기미 안 보여 … 백악관에서 짐 싸?
후세인 잔당 격인 수니파는 지금도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수니 삼각지대를 중심으로 무장저항을 계속했고, 이라크 점령 이후 미군이 주로 상대한 것도 이 무장 수니파였다. 알 사드르의 무장저항이 시작되면서 미군에는 수니파와 더불어 두 개의 전선이 생긴 셈이다.
북부의 쿠르드족은 미국 입장에서는 잘 다독거려 놓은 성공작이다. 석유가 풍부한 키르쿠크를 자신들의 예루살렘으로 여기고 있는 쿠르드족은 내년 선거를 통해 정치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이라크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든 부시의 재선 가도에는 이미 빨간 불이 켜졌다. 이라크 사태 악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부시 지지도는 좀처럼 방향을 되돌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라크 내의 반미는 반외세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진보적 논평지 ‘더 네이션’의 칼럼니스트 나오미 클라인은 2월23일 칼럼 서두에 이렇게 썼다.
“백악관의 말을 믿는다면 앞으로 이라크에 들어설 정부는 이라크에서 설계된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사람들의 말을 믿는다면 앞으로 이라크에 들어설 정부는 백악관이 설계한 것이다.”
이라크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번질 경우 백악관의 설계대로 이라크에는 정부가 세워지겠지만, 정작 백악관의 부시는 정권을 내놓을 수도 있다.
알 사드르가 이끄는 시아파가 점령군 미군을 상대로 무장투쟁에 들어감으로써 미국은 피하고 싶었던 악몽의 시나리오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토록 자신만만해하던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입에서 “미국이 시험을 당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제2의 이라크전”이니 “부시의 베트남전”이니 하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워싱턴은 의외로 잠잠하다. 언론만 호들갑을 떠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렇다고 해서 부시 행정부가 두 다리 뻗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태연한 척할 뿐이고, 비정상적 상황은 아니라고 강변할 뿐이다. 속에서야 불이 나겠지만 겉으로 내비칠 입장이 아니다.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유력 신문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짐 호우글런드는 4월8일 논단을 통해 이라크 사태 악화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가 평온한 것처럼 비치는 하나의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전투가 가열되고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이 이런 상황을 정상적인 것처럼 여기는 까닭은 6월30일 이라크 임시정부에 정치권력과 책임을 이양하는 계획의 연기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9·11 위원회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었던 탓도 있다.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의 9·11위원회 증언이 시아파의 무장봉기보다 더 큰 화젯거리였다. 국가안보회의의 전직 관리 리처드 클라크의 증언대로 부시의 외교 안보팀이 9·11 이전부터 이미 이라크 문제에만 골몰해 있었던 것이 사실인지가 주요 관심사의 하나였다. 라이스는 물론 이를 부인했다.
이라크 사태 악화로 부시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국내에 형성된 ‘전선’이다. 이라크전 시작 전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의회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노선에 분을 삼켜오던 상원의원들이 가만히 있질 않는다.
‘시아파 봉기’ 위험 수준 아니라고 판단한 듯
민주당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이라크전을 “부시의 베트남 전쟁이다”라고 몰아붙였다. 처음부터 잘못된 전쟁이니 빨리 손을 떼라는 말이다. 잘못된 전쟁을 시작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는 힘들다. 케네디 의원은 민주당 대통령후보 존 케리의 든든한 버팀목이니, 민주당에게는 이런 호재가 없다.
공화당 내 의견은 갈려 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루가 위원장은 정권 이양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권 이양 뒤 주도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공화당인 하원 군사위원회의 던컨 헌터 위원장은 빨리 정권을 이양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으며, 사태가 악화되었다 해서 병력을 증강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한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상황이 악화된 것과 상관없이 6월30일 정권 이양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이라크 임시정부에 준비할 실질적 시간을 주려면 미국은 5월30일까지 사실상 정권을 넘겨야 한다. 그러나 정권 이양 뒤에도 미국은 이라크에서 완전히 손을 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가 사태 악화에도 태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도 사실은 정권 이양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려는 속셈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병력 증강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 수를 놓고 펜타곤 내의 민간인 지도부와 현역 장성 간의 갈등과 불화는 깊어질 대로 깊어져 있다. 럼스펠드 장관을 비롯한 민간인 지도부는 2003년 늦여름쯤이면 3만명의 병력만 있어도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현재 병력은 장담한 수의 4배가 넘는 12만5000명 선이며, 교체를 위한 주둔 병력까지 합하면 13만명이나 된다.
병력 수의 문제는 이라크전에 대한 성격 규정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럼스펠드 장관측은 점령 미군이 이라크인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러니 적은 병력만 있어도 된다는 것이었다. 럼스펠드와의 불화로 육군 참모총장 자리에서 물러난 에릭 신세키 장군은 최소 수십만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했고, 울포위츠 차관은 일언지하에 신세키 장군의 말을 뭉개버렸다. 지금도 펜타곤의 현역 장성들은 병력 수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럼스펠드 장관은 “현지에서 필요하다면 병력을 추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이라크에 보낼 만한 대규모 병력 동원은 말처럼 쉽지 않다. 진작에 귀국한 제3보병 사단이 대안이긴 하지만, 럼스펠드의 ‘군 변형’ 계획에 따라 3개 여단을 5개 여단으로 재편하는 와중에 있어 대규모 동원이 여의치 않다. 한반도 유사시 동원될 하와이 25사단의 스트라이커 여단 일부 병력을 이라크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미군의 추가 병력 동원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스페인, 터키 등 외국군 증파도 거론되나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 새로 좌파 정권이 들어선 스페인은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터키는 병력 증파를 자청했으나 쿠르드족의 반대로 이마저 대안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 미국 내의 주 방위군이 동원되고는 있으나, 민간인 신분인 주 방위군은 이라크 파병 전 일정 기간 훈련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위기 수습용으로는 적절치 않다.
일단 부시 행정부는 강경 대응을 택했다. 달리 선택할 만한 묘수가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최소한 겉으로는 느긋한 모습이다. 여기에는 나름대로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강경 시아파를 이끄는 알 사드르가 봉기의 횃불을 치켜들긴 했지만 대세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알 사드르가 시아파 내에서는 소수파인 데다가 다수 시아파도 알 사드르를 골칫덩어리로 여기고 있다는 것. 장기적으로 본다면 알 사드르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게 부시 행정부의 판단이다. ‘미니 봉기’ 정도라는 것이다.
미국은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의 3파를 상대해왔다. 시아파는 이라크 전체 국민 수의 60%를 차지하면서도 수니파 후세인 정권하에서 기를 못 폈다. 지금은 알 시스타니의 다수파와 알 사드르의 강경 소수파로 분열돼 있다. 아주 우호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미 점령 당국과 다수 시아파는 지금까지는 어쨌든 서로 등을 돌리지 않고 있다.
만약 다수 시아파마저 미국과 적대관계에 돌입한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미국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하지만 6월30일 정권 이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다수 시아파도 쉽사리 판을 뒤엎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미국은 보고 있다. 이미 바그다드는 다수 시아파의 정치 중심지가 됐다.
부시 지지도 반등 기미 안 보여 … 백악관에서 짐 싸?
후세인 잔당 격인 수니파는 지금도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수니 삼각지대를 중심으로 무장저항을 계속했고, 이라크 점령 이후 미군이 주로 상대한 것도 이 무장 수니파였다. 알 사드르의 무장저항이 시작되면서 미군에는 수니파와 더불어 두 개의 전선이 생긴 셈이다.
북부의 쿠르드족은 미국 입장에서는 잘 다독거려 놓은 성공작이다. 석유가 풍부한 키르쿠크를 자신들의 예루살렘으로 여기고 있는 쿠르드족은 내년 선거를 통해 정치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이라크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든 부시의 재선 가도에는 이미 빨간 불이 켜졌다. 이라크 사태 악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부시 지지도는 좀처럼 방향을 되돌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라크 내의 반미는 반외세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진보적 논평지 ‘더 네이션’의 칼럼니스트 나오미 클라인은 2월23일 칼럼 서두에 이렇게 썼다.
“백악관의 말을 믿는다면 앞으로 이라크에 들어설 정부는 이라크에서 설계된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사람들의 말을 믿는다면 앞으로 이라크에 들어설 정부는 백악관이 설계한 것이다.”
이라크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번질 경우 백악관의 설계대로 이라크에는 정부가 세워지겠지만, 정작 백악관의 부시는 정권을 내놓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