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9

..

꾀병 오해받는 ‘디스크내장증’

  •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www.cheilos.com

    입력2004-04-01 16:2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꾀병 오해받는 ‘디스크내장증’

    디스크내장증에 걸린 척추의 MRI 사진(화살표 부분).

    ‘가짜 교통사고’ 환자가 종종 사회 문제로 떠오르곤 한다. 반면 환자들 중에는 진짜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꾀병’으로 오해받아 고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이 디스크내장증이다. 디스크내장증은 디스크가 튀어나와 있지 않아 X선 검사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디스크내장증은 허리디스크와 달리 누워서 다리를 편 채로 들어올리는 하지 직거상 검사와 같은 신경긴장 검사에서도 모두 정상으로 나타나며, 근력이나 감각 이상도 확인되지 않는다. 단지 통증으로 인한 허리의 운동제한 소견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디스크내장증 환자들은 십중팔구 ‘꾀병 환자’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디스크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일으키는 디스크 조영술에는 양성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확진은 진찰 소견을 참고로 디스크 조영술이나 디스크 조영술을 동반한 CT(컴퓨터단층) 검사 혹은 MRI 검사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디스크내장증 환자의 척추는 MRI 검사에서 디스크가 검게 변성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만성요통 환자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디스크내장증은 허리디스크가 퇴화하면서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이라는 막이 손상되고 이 부위에 혈관과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통증을 일으킨다. 앉아 있는 것이 서 있는 것보다 힘들고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요통은 휴식을 취해도 쉽게 좋아지지 않고 수개월이 지나면 더욱 악화된다.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 더더욱 나빠진다.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 소염제, 진정제, 정신과적인 약제 등을 사용하며 가끔 스테로이드 제제도 이용된다. 그러나 비수술적 치료로 증세가 좋아지는 경우는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방법으로도 치료가 안 될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치료의 대상은 4~6개월간 지속되는 만성요통, 신경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국한된 요부 압통, MRI 검사상 디스크의 변성 소견, 추간판 조영술상 양성 소견, 보존적 치료의 실패, 다른 검사 소견상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척추의 불안정 소견 등이 없는 경우다.



    수술은 척추경을 이용해 나사못이나 케이지 등을 삽입하여 문제가 된 디스크의 상하 척추를 고정하는 척추 유합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척추 디스크 내에 열을 가해 찢어진 섬유륜을 응고시키고, 비정상적인 신경을 제거하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디스크 내 전기 열치료술이 이용되기도 한다. 열치료술은 부분마취만으로 손상된 디스크를 치료하고, 디스크를 절제하지 않아 디스크 본래의 기능을 비교적 유지시켜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수술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단점도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