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7

2003.08.14

‘눈앞의 실리’를 탐하지 말라

이상훈 7단(백) : 윤준상 초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08-07 1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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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의 실리’를 탐하지 말라
    축구에 K리그가 있다면 바둑에는 드림리그가 있다.

    우리나라 프로바둑에도 스포츠의 구단제를 도입한 프로바둑 리그가 탄생했다. 명칭은 ‘2003 한국드림리그’. 드림리그는 문화예술의 한 분야로 받아들여지던 바둑이 점차 스포츠로 인식되는 추세를 반영, 스포츠적인 요소를 대폭 가미한 국내 최초의 대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이 대회에서는 타이젬, 제일화재, GM대우, 파크랜드, 건화엔지니어링, 엠게임 6개 회사에서 각각 3명씩의 선수가 출전해 5개월 동안 풀리그를 벌인다.

    출전 선수는 국내 타이틀 보유자 4명에게는 시드를 줘 주장으로 뛰게 하고 나머지 14명은 예선을 거쳐 선발한다. 다른 스포츠처럼 드래프트로 팀을 배정하고 선수 전원에게 연봉 개념으로 개런티를 지급할 뿐만 아니라, 승리수당을 지급하여 선수들이 팀 공헌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타이틀 보유자 가운데 이세돌 9단이 불참을 선언했고, 우승상금(3000만원)이 ‘드림’이라는 이름값에 못 미친다는 게 아쉬운 점이랄까.

    이 리그는 제한시간 10분의 속기전이다. 이상훈 7단은 올해 KBS 바둑왕전에서 이창호 9단에게 아깝게 져 준우승에 머물기는 했지만 속기전에 강하다. 윤준상 초단 역시 입단 3개월 만에 세계대회 본선에 진출한 바 있고 14기 기성전에서는 도전자결정전에까지 치고 올라가(조훈현 9단에게 2대 1로 역전패당하기는 했지만) ‘초단 도전자’가 될 뻔했던 유망주다.

    ‘눈앞의 실리’를 탐하지 말라
    흑1까지는 ‘윤펀치’라는 별명처럼 강력했다. 이 한 방으로 좌우의 백이 곤란해졌는데, 이어진 흑3이 지나쳤다. 흑11까지 눈앞의 실리를 탐하다가 백12를 당하고 보니 흑▲ 한 점이 완전히 헛돌고 있는 꼴일 뿐 아니라 당장 흑 ‘가’가 급하게 되어 곤경에 처했다.



    흑1로 뻗는 게 대세점이다. 그런 다음 흑3으로 가면 백△가 곤마. 그리고 흑 ‘가’도 여전히 남아 있지 않은가. 278수 끝, 백 2집 반 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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