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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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실력 발휘 … 하필 상대는 스승님

조훈현 9단(흑) : 이창호 9단(백)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07-24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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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실력 발휘 … 하필 상대는 스승님
    최근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이창호 9단이 스승 조훈현 9단을 맞아 모처럼 자신의 스타일을 선보이며 승리를 맛봤다. 모처럼 승리를 맛보다니, 천하의 이창호 9단이?

    올 4월 이후 이창호 9단이 거둔 성적은 21전12승9패. 눈에 띄는 패점도 패점이거니와 최근 100일 동안 이창호 9단을 물먹인 상대가 한둘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외국 기사를 포함해 모두 6명에게 흠씬 얻어터진 것이다. 예전에는 기껏해야 조훈현 9단이나 유창혁 9단 정도가 이창호 9단과 ‘맞짱’을 뜰 수 있었는데 요즘은 어지간한 신예들도 해볼 만하다는 듯 기를 쓰고 덤빈다. 연애라도 하는 걸까?

    스승 조훈현 9단은 최근의 이창호 9단의 부진을 “기풍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 투수가 투구 폼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컨트롤 난조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기다리는 바둑, 계산하는 바둑’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고 보고 일대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처럼 실력 발휘 … 하필 상대는 스승님
    백2의 마늘모 행마. 느긋한 듯하지만 바둑이 진행될수록 힘을 발휘하는 이러한 수들이 바로 ‘이창호표 바둑’이다. 이 수는 자신의 약점(A쪽)인 좌하귀를 방비하면서 중앙 흑대마를 견제(B)하고, 추후에 하변 흑진에 뛰어들 묘수(C)를 찾는 일석삼조의 수다(실전에서 백은 나중에 C까지 뛰어들었다).

    하변 흑진이 커 보인다고 백1로 서두르는 것은 당장 흑2 이하의 수단이 기다리고 있어 무의미하다. 흑A로 백△ 한 점을 뜯어먹는 수, 흑B로 귀에서 사는 수가 있는 것이다. 251수 끝, 백 4집 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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