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9

2003.06.19

우울증엔 섹스가 특효?

  •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원장 www.penisdoctor.co.kr

    입력2003-06-12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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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엔  섹스가  특효?
    인간의 신경계는 신체에 가해지는 고통보다 접촉에 더 민감하다. 접촉감각이 통증감각보다 먼저 신경계에 전달되는 까닭. 우리가 주사를 맞을 때 간호사가 엉덩이를 때리면서 주삿바늘을 꽂으면 통증을 덜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접촉감각이 통증감각보다 먼저 전달되기 때문에 주삿바늘로 인한 통증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게 된다.

    접촉감각과 통증감각은 각각 신경계로 전달되는 신경섬유의 굵기도 다르다. 접촉감각은 굵은 신경섬유로 전달되고, 통증감각은 가는 신경섬유로 전달되기 때문에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굵은 신경섬유로 전달되는 접촉감각만을 감지하게 되는 것.

    섹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섹스를 하며 서로의 몸을 애무하고 자극하는 동안 통증은 말끔히 잊게 된다. 포경수술을 받은 신랑이 실밥을 풀기도 전에 첫날밤을 치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뇌는 성감을 느끼느라 수술로 인한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섹스를 할 때 통증을 망각하는 것은 각종 호르몬의 작용 때문이기도 하다. 일단 섹스를 시작하면 뇌신경은 엔도르핀을 분비한다. 엔도르핀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격심한 자극을 받으면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뇌에서 분비하는 마약 성분의 호르몬. 또 절정의 순간에는 뇌하수체 분비호르몬인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옥시토신은 정신을 집중시키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 이 호르몬이 스트레스성 신경 이상 증세 치료약으로 사용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

    의학자들은 우울할 때나 신경이 날카로울 때,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처방으로 술이나 약 대신 섹스나 애무를 권하곤 한다. 오르가슴에 도달하면 뇌가 자극받아 활성화되고 엔도르핀이 분비되면서 내장 기능이 좋아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피부에 혈색이 돌고 눈빛도 생기로 가득 찬다. ‘사랑에 빠지면 예뻐진다’는 말도 모두 여기에서 연유한다. 실제로 최근의 연구 결과 40대에 무사히 분만한 여성이나 100세 이상 장수한 여성 가운데 매주 성관계를 맺는 여성이 많았으며, 이러한 여성의 경우 다른 여성보다 더 건강하고 혈중 에스트로겐의 농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섹스는 건강한 가족과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말은 절대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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