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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 이승만’ 발자취 보여주마

7부작 다큐멘터리 CTN서 제작 방송 … 격동의 현대사 치열했던 삶 재평가 계기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우남 이승만’ 발자취 보여주마

‘우남 이승만’ 발자취 보여주마

1910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을 당시의 이 전 대통령.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선포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 황제 폐위 음모에 가담했다는 죄목으로 한성감옥에 수감되었을 당시의 이 전 대통령(앞줄 맨 왼쪽).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CTN

건국의 아버지 혹은 독재자.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식민 치하에서 해방 정국, 한국전쟁과 4·19 혁명까지 우리 현대사의 가장 치열했던 시기 한가운데를 관통했던 그의 삶을 평가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랴.

이 인간 ‘이승만’을 집중 조명하는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져 화제다. 5월8일부터 매주 금요일 케이블TV 다큐 CTN이 방송하고 있는 ‘특집 다큐 이승만-거인의 생애와 정치 철학’은 한국에서 최초로 제작된 그에 대한 본격 다큐멘터리.

총 7부작인 이 다큐멘터리는 이승만의 삶의 궤적을 꼼꼼히 따라간다. 청년 이승만이 고종 폐위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다 미국 유학길에 오르고 상하이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과정, 해방 정국 좌우 갈등의 한복판에서 민족주의의 대표적 지도자로 성장하기까지의 갈등,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에 당선된 후 겪은 한국전쟁, 그리고 이승만 생애의 분수령이 된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 대통령직 하야까지.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 현대사의 큰 줄기였던 이승만의 삶을 통해 우리 현대사 전체를 돌아보게 한다.

한 인물에 관해 이처럼 방대한 내용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전파를 탄 건 우리 방송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배경에는 이 전 대통령과 남다른 인연을 맺어온 다큐 CTN 김지호 대표의 노력이 있었다. 김대표의 할아버지는 1898년 정부 전복을 꾀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던 열혈 청년 이승만을 석방한 평리원(지금의 대법원) 판사. 증권협회장을 지낸 김대표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초대 공보처 장관을 지낸 김동성씨와 초대 UN 대사 임병직씨 등 이 전 대통령 정부 당시의 각료들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했다. 김대표는 어린 시절 이들이 들려주는 이 전 대통령의 비사(秘史)를 들으며 ‘언젠가 꼭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러시아에는 스탈린에 관한 10시간짜리 다큐멘터리가 있어요. 프랑스에도 드골을 다룬 5시간짜리 다큐멘터리가 있고요. 한국에도 그에 못지않은 걸출한 인물이 있는데 왜 우리는 그런 다큐멘터리를 만들지 못할까 생각했어요. 이 전 대통령은 우리가 꼭 한 번쯤 되새겨야 할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방대한 분량의 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 1997년부터 꼬박 6년 넘게 걸린 작업기간 동안 PD가 다섯 번이나 바뀌었고, 이 전 대통령의 삶을 증언해준 그의 정치고문 로버트 올리버 박사, 독립촉성회 노무부장 우갑린 옹 등 4명은 세상을 떠났다. 제작비도 2억원이 넘게 들었다.

“우리가 꼭 한 번 되새겨야 할 인물”

과연 이처럼 고된 작업을 기꺼이 감수한 김대표는 이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우남(이승만 전 대통령의 호)은 합리주의자였고, 진실한 기독교인이었으며, 현실에 바탕을 둔 애국자였다”고 말한다. “어느 시대, 어느 지도자에게든 흠은 있어요. 하지만 후손들이 잘못된 점을 구태여 드러내고 훌륭한 점을 가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나폴레옹을 그들의 영웅으로 기억하지, 우리가 우남을 대하듯 낮게 평가하지 않거든요.”

김대표는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우남이 1960년 1월 야당 인사였던 조병옥 박사를 부통령에 내정했던 사실, 조봉암을 사형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밝혀냈다”며 “이 프로그램이 언젠가 역사학자들이 우남을 재평가할 때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한 시절 한국 현대사를 풍미했던 이 거대한 인물의 발자취를 더듬어볼 기회를 갖게 된 건 후손들에게 분명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주간동아 389호 (p67~67)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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