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9

2003.06.19

삼성 신경영 10년의 명암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3-06-11 1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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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신경영 10년의 명암

    삼성 이건희 회장.

    삼성이 6월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신경영 10주년 기념 사장단 회의를 열고 ‘제2의 신경영’의 시작을 선포했다. 삼성은 이날 2010년까지 브랜드 가치를 700억 달러로 높이고, 세계 1등 제품 50개를 확보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확정했다. 제2의 신경영 선포는 월드베스트 전략을 추진해온 삼성이 초국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신경영 10년 동안 삼성의 그룹 매출액은 93년 41조원에서 2002년 141조원으로 3.4배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5000억원에서 14조2000억원으로 28.4배 늘었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신경영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삼성이 이류, 삼류로 전락하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경영의 상징처럼 비춰졌던 7·4제(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가 흐지부지된 것처럼 그림자도 있었다. 자동차 사업의 실패는 승승장구하던 삼성에 적잖게 제동을 걸었고, 소액주주운동 등의 표적이 되면서 경영 외적인 부분에서 이회장의 위신이 크게 실추되기도 했다. 또 장남인 이재용 상무에 대한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 과정은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회장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경영의 좌표를 재점검해볼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신경영 10년을 맞이한 것이다.

    이회장은 이날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되면 의식주 문제가 해결돼 노사문제나 집단이익을 위한 사회혼란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다시 맞이한 현시점에서 분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삼성에게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한국의 ‘대표기업’으로서의 투명경영과 사회공헌에 대한 압력 또한 거세다. 재벌에 대한 사회적인 반감을 어떻게 씻어내느냐도 삼성이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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