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9

2003.04.10

“6월부터 외부 수혈 시작”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 … “내년 총선 대비 개혁정당으로 환골탈태”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3-04-03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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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부터 외부 수혈 시작”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은 3월30일 “민주당의 법통과 정통성을 유지한 채 외부 개혁세력을 대거 영입하는 정계개편을 구상하고 있다”고 당 지도부의 정계개편 구상을 밝혔다. 만약 이런 식의 정계개편이 당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신당 창당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당내 구주류와 갈라설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총장은 정계개편이 당개혁의 일환이지만 “(민주당이)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 희망이 없다”며 총선전략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는데 노대통령도 비슷한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총장은 “6월부터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대대적인 외부 수혈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민주당이 주도하는 정계개편이 이미 상당히 전개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정계개편 배경은?

    “과거 지역주의 정당 구도에서는 국회에 진출하려면 특정 당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구심력이 약화됐다. 이제 보수와 개혁이 ‘헤쳐 모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또 지금의 민주당 모습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희망이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한나라당 개혁파 세력과 결합 기대”

    -민주당 중심의 재창당보다 힘은 들겠지만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민주당은 어느 정치집단보다 개혁적이다. 민주당을 기초로 하는 합리적 개혁정당이 가능하다. 민주당의 법통과 정통성을 지키며 외부 인사들을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영입대상은?

    “정치권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시민단체, 법조계, 학계, 386그룹 등 개혁적인 정치 신인들이 대기하고 있다. 당 지도체제가 정비되는 6월부터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이들에 대한 영입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정치적 공급원은 많다.”

    -개혁성향의 한나라당 인사들도 포함되나.

    “일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각자가 이념이나 당의 노선에 따라 새로운 선택을 하는 ‘헤쳐 모여’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나라당 개혁파 세력들이 우리와 결합하기를 기대한다.”

    -한나라당 내 개혁세력이 민주당으로 이동한다면 민주당 내 보수세력도 ‘선택’을 해야 하지 않나.

    “극단의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도 있지만 당내 보수파를 배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약간의 갈등은 있겠지만 개혁의 물결을 누가 감히 거스를 수 있겠나. 우리 국민은 현명하고 지혜롭다. 국민의 참뜻을 받들지 않는 정파는 존립하기 어렵다. 정계개편에 회의적인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돕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전적으로 기우라고 본다. 민주당 중심의 합리적 개혁정당이 무망하면 내년 총선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신당으로 가겠다는 것이지 당장 신당을 창당하는 것은 아니다. 신당 창당은 최후의 카드일 뿐이다. 민주당 중심의 개혁정당이 목표임을 알면 오해와 갈등은 없어질 것이다.

    -외연 넓히기가 안 될 경우는?

    “경우에 따라 영입작업이 더딜 수도 있고 외부 개혁세력이 별도로 당을 만들 수도 있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면 민주당 중심의 재창당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당 이름과 체질을 바꾸는 탈민주당 작업(신당 창당)이 있을 수 있다.”

    -노대통령도 정계개편에 동의하나.

    “지난번(3월18일) 청와대에 갔을 때 이렇게 얘기하더라. ‘여러분도 우리에게 서운해하는 데 나도 민주당에 아쉬움이 있다. 민주당이 왜 국민의 입장에서 특검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느냐. 왜 신주류가 당을 장악하지 못하느냐. 민주당이 그런 식으로 나간다면 정례회동도 부담스럽다.’ 총선 등 정치 일정을 생각하면 답답한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것이 노대통령의 주문이다. 신당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혁 구도와 같은 새로운 질서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하는 것 같다. 대통령과 몇 차례 정치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눴는데 나하고 ‘코드’가 맞더라. 미뤄 짐작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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