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6

2003.03.20

“같은 과 친구들도 제가 가수인 줄 몰라요”

  • 입력2003-03-13 18:0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같은 과 친구들도 제가 가수인 줄 몰라요”
    ‘이러면 안 되지만/ 죽을 만큼 보고 싶다’.

    김범수(사진)의 3집에 실린 ‘보고 싶다’는 이 같은 가사로 끝난다. 아마 가사 그대로 그의 팬들은 김범수가 ‘죽을 만큼’ 보고 싶을 것 같다. 2집에 실린 ‘하루’에 이어 ‘보고 싶다’ 역시 2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작 노래를 부른 가수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팬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유오성과 장서희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뿐.

    “TV 출연을 하지 않으면 TV 가요 순위 프로그램 등에서 불리하긴 하지만 순위보다는 음악적인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단시간의 인기보다는 멀리 보고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전화인터뷰를 통해 들은 김범수의 목소리는 애절한 발라드곡을 부른 가수답지 않게 평범했다. 그는 “TV 출연을 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도 전혀 불편 없이 이용하고 혼자 음악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도 많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현재 다니고 있는 중부대 공연예술학과에서도 아주 친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가 ‘가수 김범수’라는 사실을 모른다고.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TV 출연을 한 적은 한 차례도 없어요. 대신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공연 등에는 많이 출연해요. 2집을 내고 전국 순회공연을 했는데 이번에도 4월 중순부터 순회공연을 할 예정이에요.”

    10대 외에도 40, 50대까지 고르게 팬이 많다는 것도 김범수가 자랑하는 점이다. 그의 공연장에는 학생부터 중년부부까지 다양한 팬들이 온다고. “공연에 오신 팬들이 ‘생각보다 멋있다’며 ‘왜 TV에 안 나오냐’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언제까지나 TV 출연을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현재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두 가지 정도를 염두에 두고는 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린 것은 없어요.”



    3월5일 김범수는 한 외국 가수의 내한공연을 보러 갔다가 난생 처음으로 ‘가수 김범수’를 알아보는 팬을 만났다. “20대 여자분이었는데 ‘김범수씨 아니에요?’ 하고 묻기에 처음엔 학과 동기생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 얼굴을 알아보신 팬이더라고요. 놀랍기도 하고, 기분이 참 묘했어요.” 그는 처음으로 자신을 알아본 팬에게 사인을 해주었단다. 하지만 ‘얼굴 없는 가수’ 마케팅 전략 때문에 사진은 같이 찍어주지 못했다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