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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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권 주자들 “아들 군대부터”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3-03-13 13: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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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서청원 전 대표의 아들 동익씨(25)는 고등학교 때 미국 보스턴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2월27일 현지 한 대학에서 국제정치학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을 졸업한 그가 택한 것은 대학원 입학이 아니라 귀국해 징병검사를 받는 일이었다. 3월6일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동익씨는 현역 판정을 받고 현재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 석사 과정 공부는 병역을 필한 후 계속할 예정이다. 서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어차피 한 번은 가야 할 군이라면 일찍 갔다 오는 게 좋을 것”이라고 입대 배경을 설명한다. 동익씨의 입대는 2월 미국을 찾은 서 전 대표에게 동익씨가 입장을 밝히면서 논의됐다고 한다. 서 전 대표는 4월로 예정된 한나라당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당 강재섭 의원의 아들 병수씨(26)는 1997년 징병검사에서 ‘척추분리증’으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병무청에 해군 자원입대를 신청해놓고 입대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3월 말 가부가 결정된다. 2000년 총선 때 병역면제에 대한 의혹이 일자 재신검을 요청하며 입대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나 병무청은 거듭 면제 판정을 내렸다. 만약 이번에 입대를 하게 되면 삼수 만에 한(?)을 푸는 셈.

    공교롭게도 강의원도 당권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강의원 주변에서는 ‘대권’까지 논한다. 병수씨는 ‘이런 아버지의 정치 행보에 누가 되기 싫다’며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당권을 노리는 김덕룡 의원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한 아들은 병역(상병)을 마쳤고 다른 한 아들은 체중 초과와 시력 이상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4선을 하는 동안 한 번도 문제 되지 않을 정도로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 또 다른 당권 주자 최병렬 의원은 느긋하다. 두 아들 모두 현역(병장)으로 병역의무를 마쳤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한 인사는 당권경쟁 와중에 터져 나온 아들 입대시키기를 ‘이회창 학습효과’로 풀이한다. 두 번에 걸쳐 대권도전에 실패한 이 전 총재의 결정적 핸디캡이 정연씨 병역의혹이었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은 ‘후학’들이 미리 채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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