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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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과 함께 달린 ‘마라톤 영웅’ 잠들다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동아일보 글·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2-11-20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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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과 함께 달린 ‘마라톤 영웅’ 잠들다

    서울 중구 만리동 손기정 기념공원에서 노제를 지내고 있는 운구행렬.

    “이제 천상에서 마음껏 달리소서.”

    하늘도 비를 뿌리며 영원한 마라토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퍼했다. 11월17일 초겨울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마라톤 영웅’ 고 손기정 옹의 영결식이 오전 9시 서울삼성병원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장으로 치러졌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젊은 손기정. 금메달을 목에 건 수상자가 왜 그토록 슬픈 표정을 지어야만 했을까. 그 슬픔이 기쁨과 환희로 바뀌는 데는 무려 56년이 걸렸다. 손옹은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의 손을 잡고서야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그의 설움과 비운이 모두 씻겨 나가는 순간이었으리라.

    이날 영결식에는 47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서윤복씨 등 300여명의 체육계 인사와 유족들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운구행렬은 올림픽공원에서 노제를 치른 뒤, 만리동 손기정 기념공원을 거쳐 손옹이 영면할 대전 국립 현충원으로 향했다. 그는 천상에서 환희와 감격만을 기억한 채 영원히 달리리라.

    민족과 함께 달린 ‘마라톤 영웅’ 잠들다

    ◀ 1986년 손기정 옹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부상으로 받은 투구를 50년 만에 돌려받은 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장의 축하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br>▲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월계수 화분을 들고 시상대에 오른 손기정 옹.<br>▶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주에서 중반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던 손기정 옹과 영국의 하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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