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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19로|제36기 왕위전 도전5번기 3국

거듭된 ‘대마 사냥’ 약발 줄었나

이창호 9단(백) : 이세돌 3단(흑)

  • < 정용진 / 바둑평론가>

거듭된 ‘대마 사냥’ 약발 줄었나

거듭된 ‘대마 사냥’ 약발 줄었나
초지일관 대시해 들어가는 이세돌 3단의 공격은 필리핀 마닐라에서의 그 유명한 헤비급 타이틀전 명승부, 핵탱크 조 프레이저를 연상시켰고 침착하고 교묘하게 타개해 나가는 이창호 9단의 솜씨는 마치 무하마드 알리의 예술복싱을 보는 듯했다.

1대 1인 상황에서 맞은 제36기 왕위전 도전5번기 3국 역시 서로의 기풍대로 첨예하게 맞섰다. 객관적인 전력상 아직은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는 세계랭킹 1위 이창호 9단이긴 하지만, 만약 이 판을 또 내주게 된다면 들불처럼 번지는 이세돌 3단의 기세를 어찌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심적인 부담은 아무래도 쫓기는 자가 더 큰 법.

정상급 프로기사의 바둑에서 비상시국이 아닌 이상 일직선으로 대마를 잡으러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단 한 사람, 이세돌 3단은 예외다. 대놓고 선전포고를 한 다음 돌진해 버린다. 천하의 이창호 9단도 근래 두 번이나 대마가 잡히며 만방으로 진 바 있다. 어떻게 돌진하냐고? 궁금하시면 흑1을 보시라.

거듭된 ‘대마 사냥’ 약발 줄었나
이런 곳은 처럼 공격하는 것이 상식이다. 공격에 실패했을 경우를 생각해 일단 아래쪽의 집을 챙겨놓은 방향으로 돌을 움직이게 마련인데 이세돌 3단은 이런 상식을 거부한다. 백12까지 백대마는 일단 한 집밖에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에 비해 하변이 뚫려 흑은 이 백대마를 잡지 못할 경우 패배를 각오해야 한다.

이후 흑은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역시 단곤마(單困馬)는 쉽게 죽지 않았다. 더군다나 상대가 이창호임에랴. 하지만 천하의 이창호를 상대로 이렇게 대놓고 ‘대마 사냥’에 나설 기사가 이세돌 말고 누가 또 있으리. 158수 끝, 백 불계승.



주간동아 346호 (p83~83)

< 정용진 /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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