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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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갈증 영화계에 ‘오아시스’ 선물

  • < 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입력2004-10-11 1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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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박 갈증 영화계에 ‘오아시스’ 선물
    이창동 감독이 ‘박하사탕’ 이후 2년 만에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사랑을 그린 ‘오아시스’를 들고 국내 관객을찾아왔다. 이 영화는 8월28일부터 9월7일까지 열리는 제59회 베니스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도 진출했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이 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피막’(이두용 감독) ‘씨받이’(임권택) ‘거짓말’(장선우)‘섬’(김기덕) ‘꽃섬’(송일곤) 등에 이어 여섯 번째.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나와 남, 우리와 우리가 배척하는 것, 정상인과 장애인, 그리고 사랑이라는팬터지와 일상, 영화라는 팬터지와 현실 사이의 경계. 그 경계선에 서서 충돌을 경험하는 것은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그 자리를 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제목인 오아시스는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보고 듣는 말이다. 오아시스 노래방, 오아시스 단란주점, 오아시스제과점…. 그러나 우리는 그 말을 흔히 쓰면서도 우리 주변의 일상에 숨은 참된 오아시스(낙원·행복)는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오아시스가 영화 속에서는 낡은 아파트 벽에 십자수 그림으로 걸려 있다. 그 집에 사는 뇌성마비 장애인한공주(문소리)와 그녀를 사랑하는, 가족이나 사회로부터 냉대받는 ‘삐딱이’ 홍종두(설경구)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의 조건 없는 아름다운 사랑은 주변인들에게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오히려 홍종두는 한공주를 성추행한것으로 알려지고,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마는데….

    “장애인이나 문제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먼저 그들이 영화적으로 매력적인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자기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 그런 인물들을 던져주고 그들이 만드는 사랑의 환상을 한번 생각케 하고 싶었습니다.”



    1992년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중견 소설가였던 이감독은 97년 ‘초록 물고기’로영화감독으로 변신해 주목을 끌었으며, ‘박하사탕’으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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