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5

2002.05.23

‘한잔의 유혹’ 피할 수 없는 술과 한판 승부

  • < 도움말 : 여에스더/ 가정의학 전문의 >

    입력2004-10-04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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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잔의 유혹’ 피할 수 없는 술과 한판 승부
    지난 한 주 동안 최기자와 이기자는 ‘술과의 전쟁’을 치렀다. 부서에 인사이동이 있었고, 유독 술 마실 기회가 많은 취재가 몰려 있어 최기자는 악몽 같은 한 주를 보냈다.

    밤 취재가 없어 일찍 집에 들어간 날은 어김없이 취재원에게 전화가 온다. 분명 나가봐야 ‘허탕’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 나가면 낙종할 것 같은 불안함. 기자가 취재원의 전화에 약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 이유다.

    이런 ‘악재’ 속에서 최기자가 선택한 전략은 ‘공격’보다 ‘수성’. 맥주 500cc 한 잔이 밥 한 공기와 맞먹는 열량을 낸다는 점을 잘 아는 최기자는 술을 마신 후에도 뛰고 또 뛰었다. 밤 12시에도 뛰고, 새벽에 뛴 적도 있다. 그 결과는 살이 쑥쑥 빠지는 효과로 나타났다.

    “어, 술을 마시니 살이 더 빠지네.” 최기자는 고무됐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뿐, 다음날이 되면 어김없이 체중계 눈금이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

    “알코올 자체가 탈수현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살이 빠진 것 같죠. 거기에다 러닝머신에서 뛰었으니 살이 더 빠진 것같이 느껴지는 겁니다. 하지만 빠진 것은 살이 아니라 물입니다. 그 때문에 숙취 상태에서 땀을 빼는 것은 자해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주치의 여에스더씨는 걱정스러운 듯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술을 마시기 전에 두부 같은 저칼로리 단백질 음식으로 속을 채운 뒤, 기름진 안주를 적게 먹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살다간 최기자는 신드롬 X(대사증후군, 본문 참조)에 걸려 생명이 단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살 빼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법을 먼저 배우라는 게 주치의의 충고다. 체중은 76.8kg, 지난 주보다 200g 빠졌다. 하지만 분명 근육량은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허리 치수가 조금 늘어난 것을 보면 측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한편 이기자도 지난 주 술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는 마찬가지. 원래 술을 좋아하는 이기자는 그래도 500g 이상 체중이 줄었다. 역시 지방량이 줄거나 근육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결국 술에 의한 탈수현상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똑바로 해라.” 선후배들의 따가운 질책은 두 기자를 더욱 화나게 한다. 최기자는 두 달간 무려 8kg을 감량했고, 이기자도 2kg이 줄었는데 매일 보는 동료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 참 고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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