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9

2002.04.11

체육계 ‘큰손’ 김운용, 컴백하나

  •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입력2004-10-26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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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계 ‘큰손’ 김운용, 컴백하나
    지난 3월 말 대한체육회를 담당하고 있는 일부 언론사 기자들에게 ‘대한올림픽위원회’ 명의의 우편물이 배달됐다. 김운용 전 회장 사퇴의 도화선이 된 솔트레이크올림픽 쇼트트랙 판정 관련 성명서 원문과 해석본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자료 말미에 “김운용 회장의 사퇴에 관해 체육회 대의원들이 번복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3월12일자 ‘스포트 인테른’(Sport Intern) 기사와 번역본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

    독일에서 발행되는 이 격주간 뉴스레터는 지난 1월 김 전 회장을 ‘세계 스포츠 지도자 톱10’에 선정하는 등 김 전 회장 지지 기사를 여러 차례 내보낸 매체. 기사는 솔트레이크 판정 소동 당시 김 전 회장의 대응이 “(국제 스포츠계로부터) 찬사를 받았다”고 표현하며 그의 사퇴가 “정체 불명의 시민단체들의 비난에 의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우편물이 체육회의 공식 공보기구를 통해 발송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발송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초 체육회 공보실은 “어디서 보냈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체육회 간부회의 등에서도 문제의 우편물에 대한 논의가 오갔지만 발송처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는 것. 박필원 체육회 공보실장은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에게 “체육회에서 보낸 것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우편물을 보낸 것은 체육회 국제부로 확인됐다. 국제부 관계자는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김 전 회장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한 것을 바로잡고, 이후 해외 언론들의 반응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자료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공식 공보채널과의 상의 없이 자료를 보낸 것은 “내부 사정일 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본다”는 것.

    한편 이 관계자는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등을 위해 앞으로도 국제 스포츠계에서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한데, 국내에서의 논란과는 상관없이 그 역할을 맡을 사람은 김 전 회장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체육회의 다른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해외활동을 보좌해 온 국제부가 아무래도 미련이 많지 않겠느냐”고 해석했다. 차후 김 전 회장이 국제 스포츠계 활동에 다시 나설 때를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다.



    2월28일 대한체육회장 사퇴를 처음 발표한 김운용 전 회장이 3월12일 이를 재차 확인한 후에도 후임 회장 선출 논의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가 조속한 해결을 요청하고 나섰으나 여전히 ‘주체 없는 하마평’만 무성한 상황. ‘김 전 회장의 회장 복귀는 이미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체육회 내부에 김 전 회장의 사퇴가 잘못된 것이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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