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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 위반’ 꼬리표 사면돼도 남는다

  •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보안법 위반’ 꼬리표 사면돼도 남는다

‘보안법 위반’ 꼬리표 사면돼도 남는다
특별사면된 국가보안법 위반자가 다른 사면자와 달리 취업에 불이익을 받는 것은 과연 타당한 일일까. 공무원이나 교원, 공기업 직원 등의 채용시 거쳐야 하는 경찰의 신원조회가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면된 일반범의 경우 신원조회에 기록이 남지 않지만 국가보안법의 경우 예외로 돼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주인공은 1999년 경상대 인문대 학생회장을 지내며 한총련(한국대학생총연합) 대의원을 겸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이우환씨(29). 한총련 내부 규정상 전국 대학 단과대 학생회장 이상의 간부는 대의원을 겸직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검찰은 96년 ‘연세대 한총련 사태’ 이후 이들 간부가 탈퇴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이적단체 가입’ 혐의로 형사처벌하고 있는 것.

2000년 8월15일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은 이씨는 올해 초 경남도 교육청에서 실시한 사립학교 교원 임용시험을 통과했다. 교사 자격을 얻은 이씨가 난관에 부딪힌 것은 지원한 모 사립고교가 그의 전력을 들어 채용을 거부하면서부터. 이씨와 유사한 다른 사면자의 경우 공립학교 임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해당 사립학교측은 이씨의 신원조회 결과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나타났으므로 교사로 채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특별사면을 통해 전과가 말소된 그의 전과기록이 신원조회에 남아 있었다는 점. 특별사면의 경우 전과자를 기록하는 ‘수형인명부’에서 해당자 신원은 삭제하도록 돼 있다(‘형의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그러나 경찰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신원조사업무 처리규칙’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자는 이 원칙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대통령령에 의해 사면복권된 경우라도 국가보안법 위반 사실은 신원조회에서 삭제되지 않는 것.

이에 대해 경찰청 정보과 관계자는 “신원조사업무 처리규칙은 3급비밀로 분류돼 있고 국가보안법 위반자의 경우 신원을 국가정보원에서 관리하고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 “사면된 경우라도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신원조회에 남는 것이 불합리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교조 진주지회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국가보안법 피해자 이우환 교사 임용 공동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임용거부 철회와 신원조회 관리규칙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책위 실천위원회장을 맡고 있는 이기동씨(진주 참여인권시민연대 사무처장)는 “법률에 규정된 원칙이 경찰의 내부 규칙에 의해 무시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이우환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알려지지 않은 유사 피해자들과 함께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헌법소원은 물론 취업 불이익에 따른 피해에 대해 경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327호 (p10~10)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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