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2

2002.02.14

강화도 마라 칼슘탕

서른 개 가족탕에 ‘쓴 물’이 찰랑찰랑

  • < 허시명/ 여행작가> storyf@yahoo.co.kr < 양영훈/ 여행작가 > www.travelmaker.co.kr

    입력2004-11-15 1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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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도 마라 칼슘탕
    강화도에 들어서 다시 배를 타고 교동도로 건너가면 상룡리에 달우물이라는 곳이 있다. 우물에서 단물(좋은 물)이 나온다는 지명인 듯하다. 이곳에서 농어 양식을 하던 박용호씨(65)가 지하수를 팠다가 온천수를 발견했다.

    그러나 이곳의 물을 쓰려면 군인들이 지키는 선착장에서 한겨울에 배를 타고 바닷바람을 쐬야 한다는 것이 좀 걱정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강화도의 창후리 배가 닿는 선착장 인근에 이곳 달우물 온천수를 가져와 쓰는 목욕탕이 있기 때문이다. 그곳이 바로 강화도 창후리의 마라(쓴 물)칼슘탕(032-933-4621)이다.

    강화도 마라 칼슘탕
    이곳으로 교동도의 온천수를 실어나른 것은 2000년 3월부터다. 이곳 ‘마라’(쓴 물)라는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마라의 쓴 물’에서 따온 이름이다. 달우물 온천수 맛이 쓰기 때문이다. 첫 맛은 짜고 그 다음 맛은 깊이깊이 쓰다. 온천수로는 독특한 맛이 아닐 수 없다.

    이곳은 30개의 가족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손님이 들어가면 그때부터 탕에 물을 받기 시작하는데 물이 차기를 기다리는 동안 입욕법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이곳에서는 샴푸도 비누도 전혀 쓰지 말라고 한다. 그냥 탕 안에 있다가 몸이 더워지면 나와 때수건으로 몸을 문지르라고 한다. 피부과 의사들이 들으면 약간 놀랄 말인데, 이 물을 써본 경험상 그 방법이 피부에 가장 좋다는 것이 이곳 주인 박용호씨의 설명이다. 이 물은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눈병 치료에 좋다고 한다. 어떤 성분이 그런 효능을 보이는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강화도 마라 칼슘탕
    이 물은 병소를 짚어내기도 한다는데, 물속에 있을 때 어지러우면 위가 좋지 않은 것이고, 관절 부위가 좋지 않으면 그 자리가 따끔거리는 증세가 있다고 한다. 이때 좋지 않은 부위일수록 많이 문질러주는 것이 바른 목욕법이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온 부모들이 보이곤 한다.



    욕실은 0.8평 정도인데 바닥과 욕조가 통나무로 되어 있다. 뜨거운 욕조 안에 몸을 담그고 창 밖을 바라보면 배가 정박해 있는 바다가 보인다. 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한껏 정취가 있을 듯하다.

    이곳에서 권하는 방법대로 목욕하고 나니 피부가 정말 매끄럽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곳에서는 쓴 물을 적신 물휴지를 판매하고 있다.

    강화도 마라 칼슘탕
    주변에 볼 만한 곳으로 창후리에서 강화읍 방향으로 가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인돌이 있다. 고인돌 공원에는 연개소문 비석이 있다. 근자에 세웠는데, 연개소문이 강화도 출신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송해면 하도리 오류내에는 조선 시대 최고의 시인으로 평가되는 권필의 유적비가 있다. 송강의 제자인 권필이 은거했던 곳인데, 동네에는 아직도 권필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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