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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박선숙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청와대 마이크에 입맞춤한 ‘첫 여성’

  • < 윤승모/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 ysmo@donga.com

청와대 마이크에 입맞춤한 ‘첫 여성’

청와대 마이크에 입맞춤한 ‘첫 여성’
박선숙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사상 최초의 여성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다. 올해 42세, 연공 서열이 중시되는 우리 공직사회 풍토에서는 아직 ‘연소한’ 나이다. 박수석의 임명은 그만큼 파격적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과 박수석을 잘 아는 여권 핵심부 사람들은 박수석의 등장을 ‘예상했던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청와대 부대변인’을 맡아 일해온 박수석의 성실성을 칭찬하면서 이따금씩 “박부대변인도 언젠가는 대변인(공보수석)을 해야 하는데…”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대통령과 ‘20년, 30년 지기’임을 내세우는 사람이 수두룩한 게 정치판, 특히 동교동계의 현실이다. 그러나 박수석은 김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지 10년도 채 안 된다. 민주당 김근태 상임고문과 함께 95년 국민회의에 입당한 게 첫 인연이다. 그는 입당 이후 대변인실에서 여성 부대변인으로 일하며 냉철한 분석력과 정확한 표현법으로 단시일 내에 김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96년 15대 총선유세 때 김대통령은 박수석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할 정도였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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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석은 세종대 운동권 출신으로, 김근태 고문과 함께 민청련 등에서 재야운동을 해왔지만 평소에는 ‘운동권’ 티를 전혀 내지 않는다. 때문에 박수석에게는 ‘원칙에 따르는 현실주의자’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니기도 한다.

박수석과 박지원 대통령정책특보의 관계는 원칙적 현실주의자로서의 박수석의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 박지원 특보는 정략과 막후협상 등의 단어가 낯설지 않을 듯한 이미지의 전형적인 현실정치인이다. 오죽하면 민주당 내 소장개혁파로부터 퇴진 대상으로 지목되기까지 했을까. 그러나 박수석은 박특보와 무리없이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박특보가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었을 때 박수석은 그 아래에서 공보기획비서관 겸 부대변인으로 근무했지만, 두 사람 간에 마찰이 빚어졌다는 얘기가 들린 적은 없다. 박수석은 평소 “박특보는 밖에 알려진 것과 달리 대통령을 위해 정말 필요한 사람”이라며 박특보의 특수한 위상을 인정하는 입장이다.



왕특보로 불리는 박특보의 청와대 체제에서 박수석의 역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두 사람 간의 그 같은 특수관계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대(對) 언론 정책의 주요 줄기는 박특보가 전담하고, 박수석은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하는 기능적 역할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박수석은 연배로 보든 사회 통념으로 보든 언론계 경영진이나 중진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에는 어색한 점이 없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박특보가 도움을 주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수석의 등장으로 대통령공보수석실의 역할 축소가 불가피해진 만큼 대통령 공보, 정부 언론정책 총괄, 홍보 조정, 대 언론 접촉 등 기존의 수석실 기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그러나 박수석의 역할 한계에 대한 이 같은 우려는 박수석을 잘 모르는 데서 오는 기우(杞憂)에 불과하다는 게 청와대 핵심부의 견해다. 김대통령이 박수석을 가리켜 “겉모습은 수양버들 같지만 속은 강철 같은 심지를 가진 여자”라고 평한 데서 보듯, 박수석의 조직 장악이나 업무추진 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인관계도 원만하다는 평이다. 현재 박수석 밑에 4명의 비서관이 있으나 이들 모두 박수석보다 나이가 많다. 박수석은 부대변인 때나 지금이나 이들을 “선배”라고 호칭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수석의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박수석의 모교(박수석은 서울 창문여고 1회 졸업생이다)에서는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고 대대적인 환영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은 가장 먼저 난을 보내 초등학교(경기 포천 영북초등학교) 동기동창생인 박수석의 앞날을 축하했다.

바깥에선 화려하게 보지만, 박수석은 홀로 중학생인 아들과 노모를 부양하는 평범한 생활인이기도 하다.



주간동아 322호 (p12~12)

< 윤승모/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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