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국방

”북한 敵이지만 화해 대상” 77%

본지 단독입수 ”현역병 안보의식 조사'…병장~신병 47.2% 모병제찬성

  • < 김 당 기자 > dangk@donga.com

”북한 敵이지만 화해 대상” 77%

”북한 敵이지만 화해 대상” 77%
이른바 ‘쫄병‘…병장부터 이병까지 진짜 ‘애기군인‘들은 ‘적‘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의 61.8%는 북한을 가장 위협적 국가로 꼽으면서도 일본 미국도 ‘수상하다‘고 답변했다. 또 현재의 개병제(누구나 군대에 가는 제도)보다는 희망자만 군인으로 뽑는 모병제가 바람직하다는 대답이 47.2%에 이르렀다. 남북통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답변도 73%나 됐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는 최근 ‘주간동아’가 단독 입수한 ‘2000 국민 안보의식 조사(육·해·공군 병사)’ 보고서에서 밝혀진 것이다.이 보고서는 국방부 산하 구방대학교 안보문제 연구소(황병무 소장)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현역 사병들의 안보의식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육·해·공군 병사 7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우선 남북정상회담의 남북관계 개선 기여 정도에 대해서는 현역사병의 80.7%가 긍정적으로 기여할것으로 생각한 반면, 기여하지 못할것으로 보는 부정적인 의견은 7.4%에 머물렀다.한편 현역사병들의 전반적인 안보상황 인식을 보면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응답자(52.7%)가 불안하다는 응답자(14.9%)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에 대해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측은 ”현 정부 출범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 추구에 대한 기조가 확산돼 가고 있는 결과로 볼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현역 사병들은 국가안보 위협요소로 외부 요인보다 내부 요인을 더 꼽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병사들은 △국민의 안보의식 결여 25.2% △국내 정치 불안과 국론 분열 21.3% △국내 경제 불안 17.2% 등 내부적 요인(63.8%)을 국가 안보 위협요소로 꼽은 반면, △북한의 군사적 위협 21.9% △일본의 재무장 경향 3.7% △중국의 패권 추구와 군비증강 2.8% 등 외부적 요인(27.3%)을 위협요소로 지목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를 학력별로 보면 학력이 높은 병사들일수록 외부의 위협요소보다 내부 요인을 더 중요한 안보위협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한국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에 대해 현역 사병들은 △북한 61.8% △일본 18.9% △미국 10.6% △중국 7.5% △러시아 1.2% 순으로 응답함으로써 여전히 북한을 ‘주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특이한것은 공군의 30.2%가 일본을 위협적인 국가로 인식한 점이다. 이에 비해 육군은 15.7%가 일본을 위협국으로 꼽았다. 또 미국을 위협국으로 꼽은 현역사병을 비교하면 해군이 17.8%인 반면 육군은 7.6%에 머물렀다.

한편 북한의 전쟁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은 편(29.8%)이라고 응답한 현역 사병이 가능성이 없는 편(19.9%)보다 더 많은 가운데, 가능성이 반반(50.3%)이라고 유보한 응답자도 절반이나 되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화해 무드에도 불구하고 대북 경계심리가 상당히 확산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근무지역별로 보면 서해 교전강황이 발생한 3군지역에 복무하는 병사들의 44.2%가 북한의 남침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해 △1군(34.3%)△해·공군을 포함한 2군(24.4%)△기타로 분류된 신병(29.0)보다 상대적으로 경계심리가 높음을 알수있다.

이와 같은 안보의식은 남북 통일정책의 추진속도에 대한 의견에서도 엿보인다. 남북 통일 추진 속도에 대해 ‘빠를수록 좋다’는 응답은 21.9%에 머문 반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73%나 되고 심지어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5.1%였다. 이는 현역 병사들 대부분이 과도한 통일비용 발생, 남북 주민간 이질감 해소 등 통일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응답은 △매우 높다 4% △높다 38% △보통이다 46.9% △낮다 10.4% △매우 낮다 0.8% 등으로 병사들이 과거와 달리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 북한의 변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는 △대외개방 확대 56.2% △자본주의 요소 도입 등 체제개혁 16.7% △대서방 관계개선 14.7% △대남 도발 중지 12.4% 순으로 응답해 병사들은 북한의 체제개혁보다 대외개방 확대 가능성에 더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그동안 북한을 ‘주적’으로 간주해 온 병사들의 인식에는 변화가 없는 것일까.

현역 사병들은 “6·15공동선언 이후 북한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설문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으므로 여전히 우리의 적으로 간주해야 한다 13.% △적으로 간주해야 하지만 화해를 병행해야 한다 76.9% △더 이상 적이 아니다 4.3% △같은 민족으로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 5.8% 등으로 응답했다. 즉 병사들은 대부분 북한을 여전히 적으로 간주하면서도 화해를 병행해야 하는 이중적 관계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북한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남북한 군사력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한미 연합전력을 구성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제외한 우리나라 군사력 수준을 북한과 비교했을 때 앞서 있다(32.5%)고 응답한 사병보다 뒤져 있다(44.3%)고 인식하는 사병이 더 많았고, 비슷하다는 응답은 23.2%였다. 이를 소속 군별로 분석해 보면 해군만이 주한미군을 제외하고도 우리의 군사력이 북한보다 앞서 있다(47%)는 응답이 유달리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당시 서해해전 승리로 군사력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공군 사병들의 경우 △앞서 있다 16.6% △뒤져 있다 58.7% △비슷하다 24.6% 등으로 응답해 육·해군보다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영공 방위의 상당부분을 미 공군에 의지하고 있는 한국 공군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심 대상인 주한미군 주둔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 철수 3.7% △통일 전이라도 남북간 평화정착시 철수 25.8% △통일 이후 철수 46.7% △통일 이후에도 계속 주둔 23.9% 등으로 응답했다. 이를 종합하면 ‘조건부 미군 철수’가 72.5%로 대다수인 반면 ‘즉각 철수’는 3.7%에 불과하고 ‘통일 이후에도 계속 주둔’도 23.9%나 돼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 및 평화 정착의 긍정적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한 견해를 묻는 설문에 대해 △남북대화 진척 정도에 따라 폐지 검토 27% △상호주의에 근거, 북한의 대남전략 수정과 연계해 개정 또는 폐지 26.9% △남북교류 저해 요소만 부분 개정 25.3% △즉각 전면 폐지 4.2% 등으로 남북의 상황에 따라 개정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83.5%인 반면, 체제 유지를 위해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16.5%에 머물렀다.

한편 현행 병역제도와 관련해서는 현재 징병제의 모병제 전환에 대해 찬성(47.2%)이 반대(22.4%)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평화 정착 및 통일 이후 모병제 전환에 대비한 준비를 지금부터라도 공론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안보의식 조사결과를 보면 사안에 따라 육·해·공군 소속 군별로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한 견해를 묻는 설문에서도 개정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육군 19.8% △해군 15.6% △공군 5.8% 등으로 꽤 차이가 난다. 이러한 결과는 국가보안법 개폐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고학력 병사들이 육·해군보다는 공군에 더 많기 떄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정은 체제 유지를 위한 국가보안법의 현행 유지 견해가 고졸(23.5%)보다는 대학 재학 이상(14.9%)에서 더 낮다는 사실이 입증해 준다.

위협국에 대한 인식 또한 학력별로 하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일본을 위협국으로 꼽는 대학 재학이상 병사는 21.3%인데 반해 고졸은 9.7%에 머물렀다. 또 미국을 위협국으로 꼽은 사병들의 학력을 보면 대학 재학이상이 12%인 데 반해 고졸은 5.8%에 머물렀다. 즉 일본과 미국을 위협적인 국가로 인식하는 비율을 비교하면 대학 재학 이상 학력자들이 고졸다보자 두 곱절 이상 높음을 알수있다.



주간동아 2001.10.18 305호 (p28~29)

< 김 당 기자 > dangk@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26

제 1226호

2020.02.14

오스카야, 너는 계획이 다 있었구나!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