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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규 육군 참모총장

입체 고속 기동戰 해박한 ‘야전 장군’

  •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oon@donga.com

김판규 육군 참모총장

김판규 육군 참모총장
10월8일 단행된 대장 인사는 같은 날 이루어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만큼이나 놀라웠다. 10·8 대장 인사에서 드러난 의외의 결과는 육군 1군 사령관인 김판규(金判圭·육사24기, 경남 마산 출생) 대장이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된 것. 이번 인사 직전까지 그가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김대장은 지역적으로 현 정권과 ‘너무 먼’ 마산 출신에 경남고를 졸업했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육군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남신(李南信·육사23기, 전북 익산) 3군 사령관과 김인종(金仁鍾·육사 24기, 제주) 2군 사령관 중에서 누가 육군 참모총장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쏟았다. 이대장을 차기 육군총장으로 점친 사람들은, 그가 총장 후보인 4명의 대장 중 유일한 호남 출신(전주고 졸업)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또 이대장은 군의 ‘실세’인 국군 기무사령관을 지내고, 육군 전력의 50% 이상을 지휘하는 3군 사령관을 거쳤으니 당연히 총장 1순위로 거론될 수밖에 없었다. 한편 김인종 대장은 유능하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김대장은 이대장의 육사 1년 후배지만 유능함 덕분에 이대장보다 먼저 중장으로 진급했다(대장은 같은 날 진급했다).

예상 뒤엎고 전격 발탁 … 지역 안배도 큰 덕

이번 인사에서 이대장이 총장에 임명될 경우 육군 내에서는 진급자 수가 적어진다. 반면 김대장이 총장이 될 경우, 김대장의 동기이자 대장인 김판규 1군 사령관과 이종옥(李鍾玉·충남 천안)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퇴임하게 된다. 그러면 중장이나 소장에 머물러 있는 육사 24기들도 상당수 퇴진하게 되어 육군의 인사 숨통이 트이게 된다. 또 이대장이 총장에 임명되면, 군부는 김동신(金東信·육사 21기, 광주일고 출신) 국방장관에 이어 또 한 명의 호남 ‘실세’가 생긴다. 이럴 경우 야당은 ‘군 인사의 호남 편중’을 거론할 것이고, 이는 여당에 10월25일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그러나 김대장은 제주도 출신이라 지역 시비가 일어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육군 장교들은 이대장이 합참의장을 맡고 육군총장에는 김대장이 임명되기를 희망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은 군 인사권을 쥔 김동신 국방장관의 의중을 모른 채 나온 희망사항이다. 김대중(DJ) 정부 들어 나타난 큰 변화 중 하나는 군 인사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방부 장관이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 김동신 장관이 중장으로 합참 작전본부장을 맡고 있을 때 김인종 대장은 소장으로 국방부 정책국장을 맡고 있었다. 비슷한 일을 하다 보니 두 사람은 자주 갈등 관계에 빠지곤 했다고 한다.

DJ 정부에서 김동신 장관이 육군 참모총장일 때 이남신 대장은 기무사령관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동신 총장이 합참 작전본부장을 하던 시절 발생한 북풍 사건이 불거지면서, 김총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전역했다. 이 일을 계기로 김장관과 이대장은 서먹서먹해졌다고 한다. 때문에 김장관의 심중을 아는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김장관이 총장으로 밀 수 있는 사람은 야전에서만 지내온 김판규 대장뿐’이라고 점쳐왔다. 더구나 김판규 대장이 총장에 임명되면, 김인종 대장이 총장에 임명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육군의 인사적체가 해소되니 불만을 품을 사람이 거의 없다.

군에서는 유능한 지휘관보다 운이 좋은 지휘관이 낫다는 속설이 있다. 제35대 육군 참모총장에 취임한 김판규 대장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특히 운이 좋은 지휘관이다. DJ 정부 들어 육군이 입체 고속 기동전을 펼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항공작전사령부를 창설했을 때 그는 초대 사령관(중장)에 임명되었다.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장(1군 사령관)으로 진급할 수 있었고, 이어 육군총장까지 승진하게 되었다. 전형적인 야전 지휘관인 김총장은 독경으로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르는 불교 신자다. 부인 김성자(金成子) 여사와의 사이에 2남을 두었다.



주간동아 2001.10.18 305호 (p10~10)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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