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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격동의 한반도

통일교육 근본부터 바꿔라

북한 바로 알기 교육 재검토 불가피…교육부는 아직 눈치보기만

통일교육 근본부터 바꿔라

통일교육 근본부터 바꿔라
“통일교육 바꿔라!” 남북정상회담 이후 현행 통일교육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면서 교육계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남한 체제의 우월성 강조에만 초점을 맞춰온 기존 교육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진 것.

“사실상 지금까지는 통일교육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히 일부 과목에서만 북한 관련 내용을 ‘덤’으로 취급했을 뿐이다. 이젠 교과서가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 됐다.”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김경욱 사무국장의 말이다.

일선 교사들도 기존 통일교육의 틀을 과감히 깨뜨려야 한다는 데는 동감이다. 그러한 공감대의 중심엔 현행 교과서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물론 초-중학교 도덕, 고등학교 윤리 등엔 적은 분량이나마 북한과 통일에 관한 내용이 언급돼 있다. 문제는 그것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교육되고 있느냐는 것이다.

“거의 모든 교과서에서 통일 관련 내용은 가장 마지막 단원에 나온다. 대개 교과 진도상 학교수업의 ‘공황기’인 학년말에 가르치게 된다. 그러니 교육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서울 K고 황모 교사(40)는 “솔직히 일부에서는 안보교육 비디오나 틀어주고 자습을 시키는 예마저 있다”고 털어놓았다.

남북정상회담은 어떤 모습으로든 통일교육의 모양새가 달라질 것이라는 각계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교과서에 북한 관련 내용이 대폭 추가되고, 과목별로 따로 이뤄지던 통일교육이 통합 교과목으로 채택될 것이란 성급한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북한 바로 알기’ 교육이 이뤄지더라도 이른바 ‘통일 무관심 세대’로 지칭되는 요즘 학생들에게 제대로 먹혀들지에 대해서는 교사들도 여전히 회의적인 눈치다. ‘통일을 생각하는 서울교사모임’의 이장원교사(42·서울 영신고)는 그 까닭을 이렇게 말했다.

“이번 회담으로 학생들의 북한을 보는 눈이 달라지긴 했다. 그러나 잇따른 교육개혁으로 학교 교실이 붕괴된 상태에서 통일교육의 주체가 돼야 할 교사는 이미 영향력을 상실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도 통일교육에 대해 무관심하다. 실제 통일과 북한 관련 교육을 한달에 한번이라도 하는 교사는 10%도 안된다.”

걸림돌은 또 있다. 학생들의 시각 역시 두 쪽으로 갈라진다. 예전보다 북한에 대한 적대감은 많이 희석됐지만 이질감은 여전하다.

“남북회담 때문에 통일, 통일 하는데 내 생각으론 적어도 10년은 있어야 통일이 될 것 같다. 너무 성급하다. 독일이나 예멘의 경우처럼 우리가 기다리며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와줘야 통일이 되고 나서 혼란이 없을 것 같다.”(서울K고 1년 쭛쭛군)

사회성은 사라지고 개인 관심사 외에는 별로 눈을 돌리지 않는 요즘 학생들에게 북한과 통일은 ‘논리’보다는 ‘감각적 반응’의 대상일 뿐이다. 6월15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홈페이지에 올라온 서울 M고 2년 반모양의 글이다.

“우리는 아직 북한에 대해, 심지어 ‘우리’에 대해서조차 너무 모른다. TV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본 아이들의 반응은 그것을 잘 말해준다. ‘저 배 나온 것 좀 봐’ ‘진짜 무섭게 생겼다’ 역사에 기록될 장면 앞에서 우리가 했던 말은 고작 이것뿐이었다.”

미약한 교과 내용과 교사들의 열의 부족, 학생들의 무관심이 빚고 있는 통일교육의 부재 현상에 대해 교육부는 아직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일교육 개편은 통일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항이므로 통일부의 요청이 없는 한 개편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통일교육을 전면 바꿔야 한다는 교육현장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주간동아 240호 (p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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