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41

2016.06.08

권영산의 생존 창업

요즘 삼겹살전문점이 되는 이유

창업 아이템 선정을 위한 정보 활용하기

  • 오앤이외식창업 대표 omkwon03@naver.com

    입력2016-06-03 17: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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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번 강조하는 것이지만 창업은 창업 4대 요소(창업자, 아이템, 자금, 사업장)를 잘 갖춰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아이템 선택이라 하겠다. 예비창업자 스스로 창업에 적합한지, 융통 가능한 창업자금은 얼마나 되는지, 사업장에 투입할 수 있는 비용, 즉 점포비용(임차료와 권리금)은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파악하려면 아이템부터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순서를 바꿔 창업자의 적성과 자금 규모에 맞는 아이템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유망 아이템이 아니라 유행 아이템에 뛰어들 우려가 있다.

    직장을 막 그만두고 창업 준비에 나선 이라면 아이템 선택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할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이런 교육을 제대로 해주는 곳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손 놓고 기다린다고 누가 알려주는 것도 아니다. 정보와 자료는 직접 찾아야 한다.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아이템이란

    먼저 업종과 아이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것이 통계청 통계분류 포털 자료실(kssc.kostat.go.kr:8443/ksscNew_web/kssc/main/main.do?gubun=1#)이다. 이곳에 들어가면 최신 개정 제9차 한국표준산업분류 분류 항목표를 비롯한 업종 분류에 대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만약 치킨전문점을 하고자 한다면 음식점 및 주점업(분류번호 56) 가운데 기타 음식점업(5619)에 해당한다. 같은 하위 분류 항목으로 제과점업,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 음식점업, 분식 및 김밥전문점 등이 있다. 업종에 대한 이해는 사업자등록 신청을 할 때도 꼭 필요하므로 숙지해둬야 한다.

    다음으로 자신에게 맞는 아이템을 선택하기 전 어떤 아이템이 실패 확률이 적고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반짝하다 사라지는 유행 아이템보다 보수적이면서 안정적인 유망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히 사업을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보수적이면서 안정적인 아이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보수적이면서 안정적인 아이템이란 성숙기가 길고 원가 비중이 낮으며 순이익 비중이 높은 것을 말한다. 음식점업종에서는 대표적으로 삼겹살, 김치찌개, 설렁탕, 곰탕, 시래깃국, 해장국, 국수 등이 있는데 이 중 삼겹살전문점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한식재단 한식아카이브(archive.hansik.org)에 소개된 삼겹살의 유래를 요약하면 이렇다. 장사 수완이 좋기로 유명한 개성 사람들이 개량 양돼지를 기르면서 만들어낸 것이 삼겹살이다. 개성 사람들은 돼지를 키울 때 처음에는 섬유질이 많은 조를 주다 나중에는 섬유질이 적고 영양가가 많은 농후사료로 바꿔 먹였더니 살 사이에 비계가 겹겹이 얇게 들어간 ‘삼겹’이 만들어져 돼지고기를 높은 값에 팔 수 있었다.

    삼겹살이 널리 퍼진 데는 1960년대 소줏값이 떨어지자 값싼 돼지고기를 안주로 먹게 됐다는 ‘소주 가격 하락설’과 노동자들이 건축자재인 슬레이트에 돼지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널리 퍼졌다는 ‘슬레이트설’ 등이 전해진다.

    삼겹살의 대중화는 몇 번의 전기를 거친다. 1990년대 초반 솥뚜껑 삼겹살이 히트했고, 그보다 조금 뒤 1인분 가격이 짜장면보다 싼 대패삼겹살이 유행했다. 90년대 후반에는 미숫가루삼겹살, 2000년대에는 와인삼겹살과 녹차삼겹살이 잇따라 등장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생고기 삼겹살과 숙성 삼겹살전문점이 대세인 가운데 삼겹살을 무한리필해주는 전문점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다.

    아무튼 삼겹살은 성숙기가 길고 원가율이 낮으며 순이익률이 높은 아이템이다. 다시 말하지만 예비창업자는 시장에서 보이는 모습만 그대로 믿지 말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을 선택해야 창업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삼겹살전문점 입지 선정, 인천을 주목하라

    나이스비즈맵(NICE BizMap) 상권분석서비스(www.nicebizmap.co.kr) 자료에 나타난 최근 1년(2015년 2월~2016년 1월) 동안 시도별 삼겹살 업종 현황을 보면 2016년 1월 전체 매출의 경우 서울 2779억 원, 경기 2707억 원, 경남 640억 원, 인천 535억 원, 부산 490억 원이다. 

    점포 수는 경기 3618개, 서울 2665개, 경남 1495개, 부산 1026개, 인천 738개 순으로 나타났다. 가게당 월평균 매출은 서울 9763만 원, 경기 7180만 원, 인천 6900만 원, 부산 4436만 원, 경남 4104만 원 순인 것을 알 수 있다. 이 자료를 근거로 임차료와 권리금 등 점포비용을 감안하면 인천에서 창업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전체 매출 규모는 2012년 월평균 7800억 원, 2013년 7703억 원, 2014년 8148억 원으로 시장 규모가 소폭 성장하는 가운데 최근 1년간 월평균 매출 규모는 9453억 원으로 2013년만 잠깐 주춤했을 뿐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점포 수는 2012년 1만4827개, 2013년      1만4670개, 2014년 1만4581개로 조금씩 줄다 2015년 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월평균 1만6280개로 최근 1년 동안 급속도로 늘었다.

    이렇게 삼겹살전문점과 관련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다 보면 아이템 자체가 성장기인지 성숙기인지 알 수 있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지역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기반으로 자신의 자금에 맞는 상권 입지를 선택해 적정한 점포를 구한 다음, 좋은 식자재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접근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처럼 창업 아이템을 결정할 때는 다양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예비창업자는 막상 이런 자료나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 같은 통계 자료를 통계청이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공개한다면 예비창업자나 업종 전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튼 창업을 준비한다면 성숙기가 길고 원가 비중이 낮으며 순이익률이 높은 아이템을 찾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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