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불 드리러 가는 풍경은 낙엽 서걱서걱 밟히는 산길이 어울린다. 새벽녘 목탁 소리는 산사에서 울려야 제 소리를 낼 것 같다. 송광사 서울 분원인 법련사는 이런 풍경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대로변에 위치해 오가는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한다. 스님이 미리 보내준 신간 ‘행복한 기원’(조화로운삶)을 손에 들고, 2월 10일 오전 법련사를 찾았다.
“도심 포교당으로 8년을 살았습니다. 그 기록을 남기고 싶었어요.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웠죠. 다음 스님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보경 스님은 1983년 송광사에서 현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고교 시절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며 출가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 이후 송광사를 비롯해 해인사, 불국사, 용화사, 칠불암 등을 거쳐 8년 전 법련사에 안착했다. 도심 포교당 주지로 8년을 지내다 보니 이곳 생활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신간 ‘행복한 기원’은 그렇게 탄생한 책이다.
“도심 포교 생활은 다소 바쁩니다. 법문도 자주 해야 하고 신도를 대할 일도 많죠. 그러려면 소양도 갖춰야 하고요. 그런 것이 처음에는 생경했지만, 하루하루를 산다는 기분으로 사니 8년이 금세 지나가버리더군요.”
‘하루하루 산다는 것’이라는 대목에서 스님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철새는 군무로 날아가지만 서로 부딪히지 않는다. 그 비결은 옆 새만 세심하게 살피기 때문이다. 멀리 보지 않고 옆 새의 미세한 움직임에 기민하게 반응하기에, 일사 분란한 군무가 가능해진다. 스님은 “호흡을 길게 잡으면 지루하고 번뇌가 비집고 들어온다”라며 말을 이었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오늘만 생각한다고 해요. 긴 호흡도 중요하지만, 오늘 하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루를 어떻게 반추하느냐에 행복이 달려 있죠. 요즘 사람들은 ‘진정한 행복’이 아닌 ‘이미테이션 행복’에 현혹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보경 스님은 ‘진정한 행복’은 마음 다스리기라고 말한다. 삶의 비어 있는 부분을 이해하면 마음의 안락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세에 살면서 안락을 얻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는지도 모른다. 그는 “죽음을 불사하는 용기로만 안락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세상은 성과 속으로 이뤄져요. 속은 끌어당기는 힘이고, 성은 초월하려는 힘이죠. 속의 가장 큰 속성은 물질인데, 세속에 살면서 속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정화해야 합니다. 모두가 한 발, 한 발 속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그것을 벗어나기란 죽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죠.”
보경 스님은 정진하는 방법으로 ‘독서’를 꼽는다. 그는 소문난 다독가다. 1년에 200권, 평생 1만 권 읽기가 목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독서한다는 그의 책꽂이는 종교서, 현대철학서, 소설 등 분야를 넘나드는 책으로 빼곡했다. 그는 “꾸준한 독서가 곧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독서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나와 삶을 다스리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요즘 인문학과 독서를 강조하지만, 성공을 위한 도구에 머문다는 느낌이 들어요. 독서는 나를 다스리기 위한 수행이 돼야 합니다.”
“도심 포교당으로 8년을 살았습니다. 그 기록을 남기고 싶었어요.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웠죠. 다음 스님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보경 스님은 1983년 송광사에서 현호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고교 시절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며 출가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 이후 송광사를 비롯해 해인사, 불국사, 용화사, 칠불암 등을 거쳐 8년 전 법련사에 안착했다. 도심 포교당 주지로 8년을 지내다 보니 이곳 생활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신간 ‘행복한 기원’은 그렇게 탄생한 책이다.
“도심 포교 생활은 다소 바쁩니다. 법문도 자주 해야 하고 신도를 대할 일도 많죠. 그러려면 소양도 갖춰야 하고요. 그런 것이 처음에는 생경했지만, 하루하루를 산다는 기분으로 사니 8년이 금세 지나가버리더군요.”
‘하루하루 산다는 것’이라는 대목에서 스님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철새는 군무로 날아가지만 서로 부딪히지 않는다. 그 비결은 옆 새만 세심하게 살피기 때문이다. 멀리 보지 않고 옆 새의 미세한 움직임에 기민하게 반응하기에, 일사 분란한 군무가 가능해진다. 스님은 “호흡을 길게 잡으면 지루하고 번뇌가 비집고 들어온다”라며 말을 이었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오늘만 생각한다고 해요. 긴 호흡도 중요하지만, 오늘 하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루를 어떻게 반추하느냐에 행복이 달려 있죠. 요즘 사람들은 ‘진정한 행복’이 아닌 ‘이미테이션 행복’에 현혹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보경 스님은 ‘진정한 행복’은 마음 다스리기라고 말한다. 삶의 비어 있는 부분을 이해하면 마음의 안락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세에 살면서 안락을 얻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는지도 모른다. 그는 “죽음을 불사하는 용기로만 안락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세상은 성과 속으로 이뤄져요. 속은 끌어당기는 힘이고, 성은 초월하려는 힘이죠. 속의 가장 큰 속성은 물질인데, 세속에 살면서 속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정화해야 합니다. 모두가 한 발, 한 발 속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그것을 벗어나기란 죽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죠.”
보경 스님은 정진하는 방법으로 ‘독서’를 꼽는다. 그는 소문난 다독가다. 1년에 200권, 평생 1만 권 읽기가 목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독서한다는 그의 책꽂이는 종교서, 현대철학서, 소설 등 분야를 넘나드는 책으로 빼곡했다. 그는 “꾸준한 독서가 곧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독서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나와 삶을 다스리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요즘 인문학과 독서를 강조하지만, 성공을 위한 도구에 머문다는 느낌이 들어요. 독서는 나를 다스리기 위한 수행이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