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P씨는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비록 미국 의사면허는 빼앗겼지만 한국에서 병원을 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는 ‘만성피로증후군 전문가’라는 간판을 내걸고 환자를 모았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그가 미국에서 어떤 의료사고를 냈으며 왜 의사면허를 박탈당했는지 알지 못한 채 그에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에서도 같은 의료사고가 터졌습니다.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를 과도하게 투약하는 등 엉터리 진료를 벌이다 법적 소송까지 불거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점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환자들은 의사가 외국에서 무슨 사고를 쳤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보건복지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시인하지만, “특별한 심사 제도는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해외에서 문제를 일으킨 의사들이 제재나 검증절차 없이 귀국해 환자를 보는 현실. 결국 피해는 애꿎은 환자들에게 돌아갈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