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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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자전거구급대 인기 ‘짱’

친환경에 도심 교통체증에도 맹활약 ‘일석이조’

  • 애들레이드=최용진 통신원 jin0070428@hanmail.net

    입력2007-04-04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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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혼잡이 극심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긴급한 사고가 일어났다 해도 구급차가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들은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응급구조 수단을 따로 구비해둬야 한다. 호주에서는 극심한 교통체증 속에서 일명 ‘자전거구급대’가 맹활약하고 있어 주목된다.

    호주의 자전거구급대는 2005년 멜버른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어 애들레이드에서는 최근 막을 내린 세계적인 자동차경주대회 ‘클립살(Clipsal) 500’에서 처음으로 자전거구급대가 활동했다. 자전거구급대는 행사장에서 응급구조 임무를 맡아 좋은 성과를 냈다. 이에 남호주 정부는 자전거구급대에 애들레이드 시내에서의 응급 서비스 임무를 맡겼다.

    자전거구급대는 이미 다른 여러 나라에서 활동 중이며, 유럽의 몇몇 나라와 미국에는 오토바이구급대도 있다. 경제 사정으로 구급차를 유지할 형편이 안 되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 역시 자전거를 구급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구급자전거에는 응급환자를 실어 나를 수 있도록 ‘환자 수송용 짐칸’까지 달려 있다고 한다.

    호주 자전거구급대 인기 ‘짱’

    애들레이드에서 활약 중인 자전거구급대 대원들(왼쪽)과 웬만한 장비들이 모두 구비된 응급가방.

    대원 모두 본업 따로 있는 자원봉사자

    자전거구급대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일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영국의 경우 하루 종일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공항터미널에서 자전거구급대가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인명사고가 날 때마다 다른 공항 관계자들보다 먼저 사고현장에 도착해 구급 활동을 벌인다.



    현재 남호주의 자전거구급대는 남자 4명, 여자 4명 등 8명이 2개 조로 나뉘어 주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 자전거구급대라고 해서 그 능력을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 이들이 제공하는 응급서비스는 일반 구급차의 응급처치와 다를 바 없다.

    구급자전거 뒤에 달린 빨간색과 파란색 가방에는 각종 응급처치 장비가 용도별로 구분돼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전문 의료기기들도 있다. 보통 빨간색 가방에는 상처 치료에 필요한 약품이, 파란색 가방에는 산소호흡기와 주사기, 자체 배터리를 갖춘 심장세동제거기 같은 전문 의료기기가 들어 있다.

    자전거구급대원 제니 루이스(32) 씨는 “자전거가 오토바이보다 다루기 편하고 환경친화적이기까지 하다”면서 “자전거 타는 기술을 6주에 걸쳐 집중적으로 배웠다”고 소개했다.

    호주 정부는 자전거구급대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자 전국적으로 자전거구급대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멜버른과 애들레이드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투입되고 있는 자전거구급대원은 모두 본업이 따로 있는 자원봉사자들이어서 이들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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