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룡대에서 바라본 회룡포마을 전경. 350도로 휘감아 흐르는 내성천의 물길이 육지 속 섬을 만들어놓았다.
둘째 날) 08:30~09:30 예천읍내로 이동, 아침식사`→`09:30~11:00 예천읍내(928번 지방도)에서 용문면으로 이동해 TV 드라마 ‘황진이’의 촬영지 병암정 구경, 금당실마을 골목길 산책, 죽림리 초간종택 답사 후 초간정으로 이동`→`11:00~11:20 초간정 둘러보기`→`11:20~12:30 천년고찰 용문사(054-655-8695) 성보박물관 관람 및 대장전 윤장대 돌려보기`→`12:30~13:00 예천읍내 이동`→`13:00~13:40 점심식사→ 13:40~14:00 예천읍내(28번 국도, 영주 방면)~덕율삼거리(좌회전, 931번 지방도) 거쳐 감천면 관현리의 예천온천(054-654-6588) 도착`→`14:00~15:30 온천욕`→`15:30~16:00 감천면 석평마을 세금 내는 소나무 석송령 구경`→`16:00~16:20 석평마을(931번 지방도)~벌방리~유전리~대촌리 등 경유, 중앙고속도로 풍기IC 진입
경북 봉화군 물야면 선달산(1235m) 기슭에서 발원한 내성천의 양쪽 물가는 온통 금빛 모래밭이다. 그래서 물길의 폭은 대단히 넓고 수심은 얕다. 어느 구간이나 바짓가랑이를 조금만 걷어올리면 옷을 적시지 않고서도 쉽게 건널 수 있다. 이 내성천이 낙동강 본류와 하나 되기 직전에 350도로 굽이쳐 흐르며 육지 속의 섬 하나를 만들었다. 바로 예천군 용문면의 회룡포마을이다. 높이 15m, 폭 80m의 산줄기 덕택에 간신히 섬 신세를 면한 강변마을이다. 하지만 모래 한 삽만 뜨면 금방이라도 섬이 될 것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회룡포마을은 나룻배를 타지 않으면 드나들 수 없는 오지였다. 평소 주민들은 바지를 걷어올린 채 걸어서 강을 건넜지만 강물이 불어나면 나룻배를 이용했다.
낙동강, 내성천, 금천 등 세 줄기의 강물이 합류되는 곳에 자리한 삼강나루. 회화나무 고목 옆의 주막에서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주모 할머니가 술과 밥상을 내놓았다(좌).용문사 대장전의 윤장대와 목불좌상 및 목각탱.
회룡포마을로 들어가려면 이른바 ‘뿅뿅다리’를 건너야 한다. 살랑거리는 강바람을 맞으며 조금씩 출렁거리는 뿅뿅다리를 건너는 재미가 독특하다. 이 마을 풍광을 한눈에 감상하려면 맞은편 절벽 위의 회룡대에 올라야 한다. 등산로가 시작되는 장안사 주차장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해서 쉽게 오를 수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 드라마 ‘황진이’ 촬영지로 유명해진 용문면 성현리의 병암정.
회룡포 천혜의 절경 … 초간종택·석송령 안 보면 후회
예천읍내에 들렀다가 시간 여유가 있거든 동본리 석조여래입상(보물 제427호)과 삼층석탑(보물 제426호), 남본리 개심사터 오층석탑(보물 제53호)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예부터 십승지(十勝地) 중 하나로 꼽혔고, 천석꾼 부자가 많아서 ‘반 서울’로도 불렸다던 예천군 용문면에는 내력 깊은 마을과 고택이 여럿 있다. 특히 죽림리 대수마을의 낮은 산자락에 들어앉은 예천 권씨 종택(중요민속자료 제210호)은 일부러 들러볼 만하다. 흔히 ‘초간종택’으로 불리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을 쓴 초간 권문해가 임진왜란 전에 지었다고 한다. 고졸한 멋이 풍기는 별당 건물(보물 제457호)을 비롯해 ‘대동운부군옥’ 책판 부고본(보물 제878호), ‘초간일기’(보물 제879호) 등의 귀중한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예천 권씨 종택에서 10여 리 떨어진 용문면 원류마을의 금곡천변에는 권문해가 1582년에 세운 초간정이 있다. 건물 자체의 문화재적 가치는 대단하지 않아도 정자 앞을 휘돌아 흐르는 물길과 울창한 숲이 한데 어우러진 풍광은 볼수록 절승이다. 초간정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는 통일신라 때인 870년에 창건된 용문사가 있다. 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장전(보물 제145호)에 있는 윤장대(보물 제684호)와 목불좌상 및 목각탱(보물 제989호)이다.
윤장대는 일종의 회전식 경장(經藏)으로 ‘전륜장’ 또는 ‘윤대장’이라고도 불린다. 내부에 불경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서 극락정토를 기원하거나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대장전 안의 불단 좌우에 하나씩 놓인 윤장대에는 각기 화려한 꽃무늬 창살과 간결한 빗살무늬 창살이 정교한 투조기법으로 표현돼 있어 화사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유일의 이 윤장대 하나만을 보기 위해서라도 용문사까지의 다리품이 결코 아깝지 않다.
예천에는 세금 내는 소나무도 있다. 감천면 천향리 석평마을의 석송령(石松靈, 천연기념물 제294호)이다. 수령이 6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높이가 10m에 불과한데도 옆으로 뻗은 가지의 길이가 남북으로 22m, 동서로 32m에 이른다. 나무 그늘의 면적만도 324평이나 된다고 한다. 지금도 석송령은 매년 세금도 내고 몇몇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으로 나눠주는 부자나무라고 한다. 사람보다 더 사람다운 일을 하는 소나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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