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3

..

환경 살리고 일감 줄이고 ‘태양열 조리기’ 개척자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6-12-04 10:2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환경 살리고 일감 줄이고 ‘태양열 조리기’ 개척자
    환경재단과 환경운동연합 초청으로 11월20일 한국을 방문한 인도인 디팍 가디아(Deepak Gadhia) 박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열 에너지 전문가다. 그가 설립한 태양열 조리기 판매회사 ‘가디아솔라’는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태양열 조리기의 80%를 공급하고 있다. 호주,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도 그가 개발한 태양열 조리기가 활발하게 수출되고 있다.

    1970년대 독일에서 유학하며 산업공학을 전공한 그는 귀국을 앞두고 한 독일인에게 “조국에 신기술을 보급해 부유하게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되돌아온 답변은 “당신 나라에 필요한 것은 신기술이 아니라 적절한 기술”이라는 말.

    “당시에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러나 조국에 돌아와서 그 말의 뜻을 깨달았습니다. 인도는 이미 정보통신 기술 분야 등은 크게 발전했지만, 그 혜택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돌아갔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나무땔감으로 밥을 해먹는 등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후 가디아 박사는 태양열 조리기 보급사업에 뛰어들었다. 아궁이에서 나오는 연기와 먼지 때문에 많은 인도 여성들이 폐질환에 시달리고, 물도 제대로 끓여먹지 못해 식수오염으로 병에 걸리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태양열 조리기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 나무땔감을 구하느라 산림이 급속도로 파괴되는 것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일이었다. 그의 태양열 조리기는 발전을 거듭해 집 안 부엌에서도 태양열을 끌고 들어와 조리를 할 수 있고, 태양열 저장 기술을 개발해 밤에도 요리가 가능해졌다.

    인도 남서부에 있는 세계 최대 힌두교 사원 티루파티에는 한 번에 1만5000명분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세계 최대의 태양열 조리기가 있다. 이것 또한 가디아 박사의 작품으로, 106개의 오목거울이 태양열을 모아 대규모 조리를 가능하게 한다. 가디아 박사는 “현재 인도 정부는 태양열 조리기 설치비용의 50%를 지원 중이다”라면서 “한국에서도 태양열 조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행보를 다시 시작함으로써 그의 글을 좋아하는 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