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와 바지락 등으로 맑게 국물을 낸 황태칼국수. 뚝배기에 끓여 내 먹는 동안 따끈한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지금도 과거의 명성을 잇고 있는 유명 칼국수 집에서는 닭칼국수를 낸다. 1980년대 유행한 사골칼국수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닭칼국수나 사골칼국수 모두 진한 국물이 국수와 어우러져 입 안에서 녹는 맛이 그만이다. 그런데 90년대에 들어서는 바지락칼국수, 해물칼국수 등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아마도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찾는 경향 때문일 것이다.
‘황태칼국수’는 이러한 경향의 극치라고나 할까.
‘옹기전 황태칼국수’에서는 칼국수를 뚝배기에 담아낸다. 밖에서 상호를 보고 왜 ‘옹기전’일까 하는 의문은 칼국수가 나오면 저절로 풀린다.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담긴 칼국수를 보니 일반 칼국수와 달리 국물이 맑다. 진한 칼국수 국물을 기대했다면 실망할지 모르겠지만, 후루룩 국수를 건져 먹고 국물을 떠먹으니 속이 다 시원하다.
맑은 국물에는 황태·홍합·바지락·굴·새우·오징어 등 해산물과 팽이버섯·표고버섯이 넉넉히 들어 있고, 그 위에 미나리·쑥갓 등이 얹어 나오는데 푸짐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시원한 맛은 바로 황태 육수에서 나온다. 황태 육수는 황태와 무, 대파, 다시마, 멸치, 감초, 월계수 잎 등을 넣고 4시간 동안 끓인 국물이라고 한다. 이 국물을 커다란 뚝배기에 담고 위의 재료들을 넣어 다시 끓여 내니 해산물에서 나오는 시원한 맛까지 더해져 그럴 수밖에 없겠다고 저절로 고개가 끄떡여진다.
게다가 이 집 국수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것이다. 눈으로 보기에 국수에 ‘칼맛’이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국수를 먹어보면 담백하면서 부드럽다. 쌀가루가 섞인 국수라서 그런데, 이 국수가 맑은 황태 육수와 잘 어우러진다. 또한 뚝배기의 열기에 칼국수 국물이 쉬 식지 않아 먹는 내내 따뜻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주문을 받은 뒤 하나하나 뚝배기에 담아 끓여 내기 때문에 음식을 기다리는 데는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이 집의 대표 음식 ‘황태칼국수’ 재료
칼국수와 해장국에 빠져서 안 될 것이 바로 김치다. 김치가 제 맛을 내지 못하면 칼국수나 해장국 맛이 영 살지 못한다. 여기에서는 직접 담근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자그마한 옹기 단지에 담아 갖다주는데 맛과 넉넉함을 또 한번 느낄 수 있다.
‘옹기전 황태칼국수’에서는 돼지고기 구이(왼쪽 위 사진)도 한다. 저녁때 식사와 술을 한잔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먼저 황태칼국수나 황태해장국을 시켜 속을 채우고, 천겹살이라 이름 붙인 항정살과 오겹살, 또는 갈비살과 갈매기살, 삼겹살 등을 구워 술잔을 주고받다 보면 어느새 식탁에 술병이 쌓이니 주의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먼저 고기구이에 술 한잔 걸치고 황태칼국수로 마무리하면 다음날 머리가 한결 가벼울 것 같다.
깔끔한 시골 한옥풍의 ‘옹기전 황태칼국수’ 집 외부
내부
위치 :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 근처 먹자골목 안쪽
연락처 : 02-445-1411
추천메뉴 : 황태칼국수 5000원,
황태해장국 5000원
영업시간 : 오전 10시에서 오후 11시까지
휴무 : 설, 추석 *주차·신용카드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