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드 보이’가 칸영화제에서 큰 상을 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유난히 활짝 웃은 사람들 중에는 한국의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지지자들도 끼여 있었다. ‘올드 보이’의 박찬욱 감독이 바로 민노당의 열성 당원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박감독뿐만 아니라 요즘 잘나가는 젊은 영화감독 가운데는 특히 민노당 지지자들이 많다. 지난 총선에서도 이 영화계의 막강 파워가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문소리 오지혜씨 등 영화인들이 대거 모여 공개적인 민노당 지지선언까지 했다. 왜 이렇게 젊은 영화인들 가운데 민노당 지지자들이 많은 걸까. 몇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젊은 세대 특유의 진보적 성향이라는 일반론적인 얘기에서부터 1980년대 이후 대학가의 영화운동 속에서 성장한 ‘출신 성분’ 등이 뒤섞인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는 예술인이라는 직업 자체에 진보적 속성이 내재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박감독이 상을 탄 칸영화제에서 대상을 거머쥔 마이클 무어 감독은 미국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진보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칸영화제에서는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영화인들이 주요 상을 석권한 셈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맹렬히 비난하고 부시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바보라고 조롱할 만큼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인물인데 눈길을 끄는 건 이 같은 그의 영화적 혹은 사회적 발언들이 할리우드 안에서 너그럽게 받아들여지고, 또 상당한 평가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빈발하는 총기사건들을 통해 사회안전망이 망가진 미국 사회의 이면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볼링 포 콜럼바인’에 할리우드가 오스카상을 안겨준 것도 그 같은 평가의 일단을 보여준 것이다. 아이로니컬하지만 대자본과 상업논리에 장악돼 있는 할리우드가 이념적으로는 좌파적 성향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이는 미국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나타나는 할리우드의 정치적 기류를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확인되지만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민주당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넘쳐난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워렌 비티, 로버트 레드포드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민주당 지지자들이다. 작년엔가 제임스 허슨이 쓴 ‘Tales from the Left Coast’라는 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 책은 바로 이 같은 상황을 비판적으로 비꼬았다. 책 이름 중 ‘왼쪽 해안’은 이중적 의미로 쓰이는데, 미국 서부 해안에 있는 할리우드가 왼쪽(좌파)에 치우쳤다는 것의 풍자였다. 역시 작년에 레이건 전 대통령 일가 얘기를 다룬 TV 영화 ‘더 레이건스’가 방영됐을 때 레이건의 장남이 “할리우드의 노골적인 좌익 편향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고 쏘아붙였다는 뉴스가 전해진 적이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레이건이라면 할리우드의 ‘좌파 경향’이 개탄스런 일일 수 있다. 레이건이야말로 할리우드의 우익을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영화배우로서는 그저 그랬던 레이건이 정치적으로 급성장한 계기는 배우노조 위원장으로서 매카시즘 광풍을 타면서부터였다.
1950년대 당시 반미활동조사위원회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 가운데에는 영화인들도 많았는데 레이건의 ‘활약’도 지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찰리 채플린, 오손 웰즈 등이 이때 영화판에서 은퇴하거나 미국을 떠나는 등 수난을 겪었다. 이때의 ‘대숙청’으로 우향우의 길을 걷던 할리우드가 다시 예전의 자유로운 기풍을 회복한 것은 60년대 말이었다. ‘이지 라이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졸업’ 등 이른바 ‘뉴 시네마’ 영화들이 이때 등장해 미국 청년들을 열광시켰다.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지금 할리우드에는 친공화 계열의 우파는 아예 없다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물론 그건 아니다. 발차기와 근육이 일품인 척 노리스와 아놀드 슈워제네거 등이 열렬한 부시 팬들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는 예술인이라는 직업 자체에 진보적 속성이 내재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박감독이 상을 탄 칸영화제에서 대상을 거머쥔 마이클 무어 감독은 미국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진보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칸영화제에서는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영화인들이 주요 상을 석권한 셈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맹렬히 비난하고 부시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바보라고 조롱할 만큼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인물인데 눈길을 끄는 건 이 같은 그의 영화적 혹은 사회적 발언들이 할리우드 안에서 너그럽게 받아들여지고, 또 상당한 평가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빈발하는 총기사건들을 통해 사회안전망이 망가진 미국 사회의 이면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볼링 포 콜럼바인’에 할리우드가 오스카상을 안겨준 것도 그 같은 평가의 일단을 보여준 것이다. 아이로니컬하지만 대자본과 상업논리에 장악돼 있는 할리우드가 이념적으로는 좌파적 성향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이는 미국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나타나는 할리우드의 정치적 기류를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확인되지만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민주당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넘쳐난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워렌 비티, 로버트 레드포드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민주당 지지자들이다. 작년엔가 제임스 허슨이 쓴 ‘Tales from the Left Coast’라는 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 책은 바로 이 같은 상황을 비판적으로 비꼬았다. 책 이름 중 ‘왼쪽 해안’은 이중적 의미로 쓰이는데, 미국 서부 해안에 있는 할리우드가 왼쪽(좌파)에 치우쳤다는 것의 풍자였다. 역시 작년에 레이건 전 대통령 일가 얘기를 다룬 TV 영화 ‘더 레이건스’가 방영됐을 때 레이건의 장남이 “할리우드의 노골적인 좌익 편향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고 쏘아붙였다는 뉴스가 전해진 적이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레이건이라면 할리우드의 ‘좌파 경향’이 개탄스런 일일 수 있다. 레이건이야말로 할리우드의 우익을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영화배우로서는 그저 그랬던 레이건이 정치적으로 급성장한 계기는 배우노조 위원장으로서 매카시즘 광풍을 타면서부터였다.
1950년대 당시 반미활동조사위원회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 가운데에는 영화인들도 많았는데 레이건의 ‘활약’도 지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찰리 채플린, 오손 웰즈 등이 이때 영화판에서 은퇴하거나 미국을 떠나는 등 수난을 겪었다. 이때의 ‘대숙청’으로 우향우의 길을 걷던 할리우드가 다시 예전의 자유로운 기풍을 회복한 것은 60년대 말이었다. ‘이지 라이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졸업’ 등 이른바 ‘뉴 시네마’ 영화들이 이때 등장해 미국 청년들을 열광시켰다.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지금 할리우드에는 친공화 계열의 우파는 아예 없다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물론 그건 아니다. 발차기와 근육이 일품인 척 노리스와 아놀드 슈워제네거 등이 열렬한 부시 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