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도
우보천리(牛步千里)라 했지만 ‘송아지 띠’ 원성진 5단의 약점은 초반 포석이 너무 더디다는 점이다. 이를 정확한 수읽기와 끈적끈적한 끈기를 앞세운 후반 추격으로 극복하고 있기는 하다. 1국에서도 초반 경영이 시원찮아 무기력하게 패했다. 원성진 5단은 이러한 점을 의식해 2국에서는 적극적인 운석으로 나섰다.
백이 1로 어깨를 짚으며 우 상변 흑진 삭감에 나선 장면. 그러나 이 수는 너무 깊었다. 당장 흑2·4로 공격, 백7까지 조그맣게 살려준 뒤 흑8로 △ 석 점의 정수리를 덮어씌우자 움직이기 곤란해졌다. 아차 싶은 구리 7단은 별 수가 없자 백9 이하 17까지, 아래 백△ 석 점을 포기하는 대신 위쪽 대마를 살리며 수단을 부리고자 했는데, 흑18이 그만 장단을 맞춰준 실착이었다. 재빨리 백19·21을 젖혀 이은 뒤 23으로 젖히자 귀의 흑 석 점이 살 수 있는 수가 보이지 않는다. 귀의 사활을 간과한 것이다. 이것은 살을 취하고 뼈를 내준 것이나 다름없다.
참고도 1, 참고도2 (위 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