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또 춘추관 주인인 윤태영 대변인의 ‘입’ 역시 모처럼 휴식을 맞았다. 윤대변인은 하루 4∼5차례 찾던 춘추관에 발걸음을 뚝 끊었다. 기껏 2~3일에 한 번씩 지나듯 얼굴을 들이미는 게 고작이다. 그렇다고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윤대변인이 ‘일’에서 해방된 것으로 보면 오해다. 윤대변인의 발걸음은 여전히 쉴 새 없이 청와대 이곳저곳을 바쁘게 누벼야 하기 때문이다. 윤대변인은 3월18일 오랜만에 춘추관을 찾았다가 홍역을 치렀다. “왜 그렇게 오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비서실 회의가 너무 많아서”라고 밝혔다. 출입기자들은 윤대변인에게 노대통령의 관저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풀려고 한다. 그러나 윤대변인은 “내가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빠져나간다. 도저히 자리를 피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그저 작은 보따리 하나를 푼다.
“위로 방문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의 제의를 대부분 거절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슬쩍 피한다. 노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출석 여부와 관련해 윤대변인은 “서초동 대리인 사무실을 찾으라”는 식이다. 윤대변인의 발걸음이 무겁자 기자들은 전화로 취재하는 상황이 많아진다. 청와대에서 출발한 탄핵정국의 유탄은 총리실로 날아간다. 총리실 정무팀 한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총리실이 마치 청와대 기자실처럼 붐비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지나친 언론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총리실 업무는 관행대로 브리핑을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청와대 및 국정업무 등의 처리는 난감하다는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