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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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있는 산행 ‘氣등산 전도사’

  •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입력2004-03-25 1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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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 있는 산행  ‘氣등산 전도사’
    “무조건 빨리 오르는 것이 좋은 등산법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기를 살리며 즐겁게 산에 오르는가죠.”

    국선도 단전호흡 사범인 권오상씨(46)가 ‘기(氣)등산’의 전도사로 나서 웰빙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체조와 등산의 장점을 합친 ‘기등산’은 입을 다문 채 맑은 공기를 코로 들이마시며 여유 있게 산에 오르는 방법이다. 권씨는 올바른 기등산을 위해, 산에 오르기 전 기체조로 몸을 이완시키고 산과 하나 되어 등반할 것을 권고한다. 숨을 헉헉대며 억지로 정상에 오르면 오히려 건조한 공기와 먼지를 더 많이 들이마시고, 쉽게 지친다는 것.

    “100m 달리기에서 운동 효과를 보는 이는 빨리 달린 사람이 아니라, 달린 후 몸의 상쾌함을 느끼는 사람이죠.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 하는 등산인데, 굳이 악을 쓰며 산에 오를 이유가 있을까요?”

    대학 2학년 시절 빈혈로 쓰러지지 않기 위해 단전호흡을 시작한 그는, 26년째 운동을 해오며 웰빙 컨설턴트로 거듭났다. ‘기등산’을 개발한 것도 사람들이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했나’‘얼마나 빨라졌나’ 등의 양적 운동에만 관심을 갖는 게 안타까웠기 때문.

    권씨는 요즘 유행하는 ‘투잡스(two jobs)족’이다. 낮에는 금융사의 재무상담사로, 밤에는 국선도 단전호흡 사범으로 일하며 사람들의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그의 호가 ‘삼강(三康)’인 것도 이런 의미에서다.



    “웰빙 컨설턴트로서 ‘기등산’이 좀더 대중화되길 기대합니다. 지난해 10월 50명으로 출발한 ‘기등산 모임’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되는 게 제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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