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에게 여름은 특히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당뇨병 환자의 여름철 몸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탈수를 예방하는 일. 땀을 많이 흘려 탈수상태가 되면 혈당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혈당이 높아지면 혈액이 끈적해져 혈관이 쉽게 막히고, 이는 뇌로 가는 혈액의 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탈수로 인해 혈당이 상승하면 소변의 양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빨리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물은 갈증을 해소할 정도로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중풍 증세가 있는 당뇨병 환자는 탈수현상이 생기더라도 갈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으므로 가족들이 환자의 피부가 평소보다 건조한지, 입술이 말라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별한 합병증이 없을 경우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은 혈당을 관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여름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일반적으로 30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이 좋다. 탈수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하루 중 가장 더울 때 운동을 하거나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운동하고 휴식을 취한 뒤 갈증을 해소할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무덥고 습한 여름철엔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발에 무좀이나 습진이 생겨 고생한다. 당뇨병 환자는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균이 잘 번식하기 때문. 발은 가능한 한 시원하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며 발을 씻고 난 후 물기를 잘 닦은 뒤에 발바닥, 발등, 발뒤꿈치에 로션을 발라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갈라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가벼운 상처라도 궤양이나 괴저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특히 유의해야 한다.
무좀·습진 예방 발관리 유념을
당뇨병 환자가 여름철에 휴가를 맞아 여행을 할 때는 미리 체크해야 할 것이 많다. 떠나기 전 평소 혈당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혈당관리가 잘 안 되었다면 의사와 상의해 혈당을 조절한 다음 떠나야 한다. 여행중엔 음식이나 운동량, 주변 온도가 달라 혈당이 쉽게 변한다. 따라서 여행할 때는 항상 비상물품을 준비해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주스, 크래커, 설탕, 사탕 등의 비상식량은 물론 당뇨환자임을 알려주는 당뇨수첩을 꼭 갖고 다니도록 한다. 단거리 여행일 경우에도 사탕이나 설탕물 등을 준비하고 다녀야 한다.
여행하다 보면 아무래도 평상시보다 몸을 많이 움직이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다리와 발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된다. 오랫동안 걸을 때에는 작거나 새로 산 신발보다 잘 길들여진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또한 물가, 해변, 수영장에서 맨발로 다니는 것은 금물이다. 얇은 양말이라도 반드시 신고 발 전체를 감싸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으로 발의 감각이 둔해진 경우에는 상처를 입기 쉬우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며, 슬리퍼도 다치기 쉬우므로 신지 않는 것이 좋다. 만일 여행중에 발을 다치거나 발에 통증이 오면 일정을 바꿔서라도 먼저 발을 안정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양대 구리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용수 교수는 “여름 휴가기간에는 주변환경도 바뀌고 마음도 풀어지기 쉬우므로 당뇨 환자는 혈당관리와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늘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