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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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엔진출력 증강 제품 ‘쓰나마나’

광고만 요란, 성능은 별로 … 고급 휘발유도 엔진 내구성에만 도움될 뿐

  • < 김현우/ 자동차 칼럼니스트 >www.carznme.com

    입력2004-10-04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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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엔진출력 증강 제품 ‘쓰나마나’
    중형 승용차 이상의 고급 차량이 많이 판매되면서 고급 휘발유 판매도 늘고 있다고 한다. 고급 휘발유를 생산, 판매하는 일부 정유사들은 가속 성능이 월등하도록 휘발유를 배합하였고, 그 결과 옥탄가가 94 이상이어서 보통 휘발유에 비해 엔진 출력을 크게 증강시킨다고 주장한다. 옥탄가가 높을수록 엔진의 성능을 좋게 하는데, 보통 휘발유는 옥탄가가 91∼93인 반면, 고급 휘발유는 그보다 더 높아 엔진출력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급 휘발유는 가격이 더 비싸므로 운전자는 당연히 더 많은 유류비를 지출해야 한다. 그러나 그만큼 효과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쓸데없이 돈만 날릴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휘발유 엔진에서는 노킹(Knocking)이라는 비정상적인 연소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노킹이 발생하면 엔진 출력이 떨어지고, 또 심한 노킹은 엔진을 파손시킬 수 있다. 연료의 옥탄가는 바로 이 노킹이 발생하지 않는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옥탄가가 높은 연료일수록 노킹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휘발유의 옥탄가가 높으면 엔진의 점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으므로 더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다.

    ‘세녹스’도 발암물질 생성 여부로 논란

    차 엔진출력 증강 제품 ‘쓰나마나’
    엔진 출력을 높이는 수단은 옥탄가 자체가 아니라 엔진의 점화 시기다. 엔진의 점화 시기를 앞당길 수 없으면, 아무리 높은 옥탄가를 가진 휘발유를 사용해도 엔진 출력을 높일 수 없다. 그러나 엔진의 점화 시기는 엔진제어장치(ECU)에 기억된 값으로만 존재하고, 임의로 변경할 수는 없다. 따라서 엔진에 공급하는 휘발유의 옥탄가만 높여보았자 엔진의 출력 증강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국내에서 생산, 판매되는 대부분의 휘발유자동차는 옥탄가가 91∼93인 휘발유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런 자동차에 가격이 비싼 고옥탄 연료를 사용하면 연료비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물론 고옥탄 연료는 엔진의 노후나 가혹한 운전조건에서 유발되는 노킹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엔진의 내구성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정유사에서 주장하는 엔진출력 증강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물론 일부 수입차의 경우 옥탄가 95 이상의 프리미엄급 휘발유만을 사용하도록 된 차량이 있다. 이런 차량에는 ‘Premium Only’라는 표시가 붙어 있다. 이 차량이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옥탄가 95 이상의 고급 휘발유를 사용해야 한다.

    고급 휘발유 외에도 운전자들을 유혹하는 각종 ‘엔진출력 증강 상품’ 광고가 많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운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자동차 연료첨가제 ‘세녹스’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이들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세녹스에 대해 환경부는 “적법한 연료첨가제”라는 입장인 반면 산업자원부는 “불법 유사 석유제품”으로 단정,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입장이다.

    차 엔진출력 증강 제품 ‘쓰나마나’
    세녹스는 휘발유에 최고 40%까지 섞어 사용할 수 있어 첨가제라기보다는 대용 연료의 의미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세녹스에서 포름알데히드라는 발암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알코올을 연료로 사용하면 포름알데히드 배출이 많아지는데, 환경부가 이를 제대로 알고 허가를 내주었는지 의문이다.

    엔진출력 증강 상품은 대개 엔진의 출력을 증강시키고, 연료 소모와 유해가스 배출을 줄인다고 선전한다. 이들 상품을 각각의 특성별로 분류하면 대략 세 종류다. △엔진에 흡입되는 공기의 흐름을 강화하여 엔진 출력을 증강시킨다는 상품 △연료의 성질이나 상태를 변환시켜 연소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출력을 증강시킨다는 상품 △연료에 혼합하여 사용하는 연료첨가제 등이 그것이다.

    우선 엔진에 흡입되는 공기의 흐름을 강화한다는 상품은 그 수단으로 보통 소용돌이를 생성시킨다. 이 소용돌이가 공기와 연료의 혼합을 용이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연소가 잘 일어나게 하기 때문에 출력이 증가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엔진으로 유입되기 전에 만들어진 유동의 대부분은 8∼10mm 정도의 간극을 가지는 흡기밸브를 지나면서 소멸되고, 실제 연소에 영향을 주는 유동은 연소실의 구조와 흡기통로(Intake Port)에 의해 연소실 내부에서 형성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한 최근 엔진에서는 공기와 연료의 혼합이 연소실 내부에서 흡입, 압축되는 과정중에 일어난다. 최근 엔진의 이런 작동 메커니즘에 비춰볼 때 이들 상품에 의해 엔진 출력이 과연 증강될지 의문이다.

    엔진관련 제품 선별해 줄 전문기관 없어

    차 엔진출력 증강 제품 ‘쓰나마나’
    두 번째 연료 개질 상품은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의 온도를 약간 높여주거나, 연료가 자기장을 통과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연료의 화학결합 구조를 변화시켜 연소되기 쉽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구조 변화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원리적인 면에서도 아직까지는 기술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의 온도를 인위적으로 높여주지 않더라도, 연료는 엔진의 열로 인해 어느 정도는 온도가 올라간 상태로 공급된다. 따라서 엔진의 온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연료관 내부의 연료가 증발하여 기포가 발생하는데, 이 기포는 연료의 원활한 공급을 막아서 시동이 잘 걸리지 않거나 엔진의 회전이 불안정해지는 고장을 야기한다.

    마지막 연료첨가제의 경우, 연료의 옥탄가를 높인다는 상품과 엔진의 묵은 때를 제거한다는 상품으로 나눌 수 있다. 연료의 옥탄가를 높인다는 상품의 기대 효과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연료의 옥탄가를 높이는 첨가제로 많이 사용되는 것이 MTBE인데, 미국에서는 90년대 중반 MTBE의 사용을 권장했으나, 지하수 오염 문제가 제기된 이후로는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엔진의 때란 흡입밸브 뒷면 또는 연소실을 덮고 있는 카본(그을음)을 말한다. 카본 덩어리는 대개 연료나 엔진오일 성분의 불완전 연소에 의해 생성된다. 흡입밸브 뒷면에 침적된 카본은 정확한 연료량 제어를 방해하고, 유해 배기가스 배출을 증가시킨다. 연소실 내부에 과도하게 침적된 카본은 노킹 발생을 조장하거나 엔진 소음의 증가와 관계가 있다.

    연료첨가제는 흡입밸브 뒷면의 카본과 연소실 카본의 제거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원래 엔진이 가지고 있던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지, 그 엔진이 가지고 있는 능력 이상으로 엔진 출력을 증강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자동차 제작사에서는 일정한 거리(약 2만km)를 주행할 때마다 흡기관 내부의 카본을 청소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흡기관 내부 카본은 엔진의 공회전 상태를 불안정하게 하고, 시동꺼짐 현상과 관계가 있다.

    이처럼 엔진출력 증강 상품들은 대개 광고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없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운전자들은 이들 상품에 대해 상당한 기대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제품들이 끊임없이 상품화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지 않을까.

    문제는 소비자들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들 상품을 선별해 주는 국내 전문기관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정부기관인 환경성에서 이런 상품에 대한 테스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홈페이지(http://www.epa.gov/otaq/ consumer/reports.htm)에 그 시험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우리 환경부도 말로만 ‘대국민 서비스’를 외칠 게 아니라 이런 것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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