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타와 조성모의 두 신작은 화려한 물량 투입이라는 공통점은 말할 것도 없고 이들이 음악적 홀로서기를 꾀하려는 의지를 뚜렷하게 표명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두 사람 모두 득의만면한 자작곡을 대거 선보이면서 싱어송 라이터로의 변신을 마무리지으려 한다. 하지만 두 준재들이 지향하려는 지점은 교묘히 엇갈린다. 강타의 앨범이 복고적 성숙함을 집중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오디오 스타’의 왕관을 겨냥하였다면, 조성모의 신작은 전가의 보도인 ‘이경섭표 발라드’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리듬의 향연 속에서 자신의 경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점이 이색적이다. 그는 장르의 전관왕을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강타의 앨범이다. 그는 아이들(idol) 댄스그룹의 기억을 깡그리 지우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그의 앨범을 무심히 듣는다면 리듬앤블루스의 신인이나 목소리가 가냘픈 조성모의 앨범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의 앨범을 완성시키는 사이드맨들의 면면--가령 기타의 이근형, 베이스의 이태윤, 드럼의 강수호 등은 조성모 앨범의 사운드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그는 한충완과 정원영, 그리고 심상원과 함춘호, 천장배 같은 1급 베테랑 작곡가와 연주자들을 대거 초빙함으로써 그가 걸어가야 할 ‘북극성’의 좌표를 일관되게 설정한다.
두 사람의 신작은 비록 통념적 주류의 음악 문법에서 온전히 자유롭지는 않지만, 한 발짝씩 자신의 내면으로 파고들려는 음악인의 무의식적 본능에 호소하고자 하는 나름대로의 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