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그룹 AIG 컨소시엄의 현대투신증권 인수 협상의 장애물로 떠오른 현대증권 신주 발행가가 우여곡절 끝에 AIG측 요구대로 주당 7000원으로 결정되었다. 이로써 현대투신 매각을 위한 본계약 체결에 한발 다가섰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가 여전히 많아 본협상을 최종 타결할 수 있을지 낙관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소액주주들이 현대증권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한 만큼 법원의 결정에 따라서는 원점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증권 홍완순 사장 등 5명의 이사가 지난 9월8일 저녁 AIG측 요구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곳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모 호텔. 현대증권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었으나 최경식 부사장이 이날 아침 미국 출장을 떠나 5명이 참석했다. 홍사장은 이날 모임에서도 AIG측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끝까지 버텼다.
홍사장이 이처럼 버틴 것은 지난 8월23일 이사회에서 신주 발행가격을 8940원으로 결정한 이후 “더 이상 가격 협상은 없다”고 공언했기 때문. 그러나 정부와 현대 구조조정본부의 ‘전방위 압력’에 결국 무너졌다는 게 현대증권 관계자들의 증언. 금융감독위원회측의 부인에도 현대증권 내부에서는 금감위가 그동안 현대증권의 연계 콜(5000억 원 규모)을 거론하며 현대증권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또 현대 구조조정본부가 현대증권을 압박한 것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MH) 계열의 유동성 문제를 지원해 주기로 정부와 MH간에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았다.
사전 정지작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한 때문일까. AIG측은 9월 초 현대증권측에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최종’ 통보했다. ‘9월4일 밤’까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판’을 깨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 현대증권측은 이에 대해 일단 최종 시한을 ‘9월6일 밤’으로 연기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현대증권측의 ‘지연작전’을 눈치챈 AIG측이 다시 ‘9월8일 밤’으로 최종 시한을 못박고 압박해 들어오자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는 얘기다.
AIG측 요구대로 현대증권이 주당 7000원에 신주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주당 7700원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 금융감독위원회 감독 규정상 신주 발행시 최대 할인 폭이 10%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 현대증권측은 10월 말까지 주가가 이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감독 규정이 허용하는 최저가로 발행하되 차액을 AIG측에 보전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AIG측이 주당 7000원에 신주를 인수할 경우 AIG측은 현대증권 지분 33.1%를 차지한다. 현재 현대증권 1대 주주인 현대상선 지분은 11.7%로 낮아져 AIG측이 현대증권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로써 AIG측은 현대투신증권의 ‘부실’을 떠안는 대신 현대투신운용뿐 아니라 우량 증권사인 현대증권까지 차지하는 셈이 된다.
문제는 현대증권 이사회 결정에 대한 ‘역풍’이 거셌다는 점. 참여연대는 이미 소액주주들의 뜻을 모아 현대증권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공언했다. 현대증권 노조도 주주들의 권익을 무시한 경영진에 대해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이사진의 잘못된 경영 활동으로 발생한 모든 피해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제3자 배정 신주를 할인 가격으로 발행한 것은 전례 없는 일로 현대증권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다. 현대투신증권 매각을 위해 현대증권 주주들이 희생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투신증권 매각이 투신권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소액주주와 현대증권 노조의 반발 때문에 현대투신증권 매각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현대증권 홍완순 사장 등 5명의 이사가 지난 9월8일 저녁 AIG측 요구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곳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모 호텔. 현대증권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었으나 최경식 부사장이 이날 아침 미국 출장을 떠나 5명이 참석했다. 홍사장은 이날 모임에서도 AIG측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끝까지 버텼다.
홍사장이 이처럼 버틴 것은 지난 8월23일 이사회에서 신주 발행가격을 8940원으로 결정한 이후 “더 이상 가격 협상은 없다”고 공언했기 때문. 그러나 정부와 현대 구조조정본부의 ‘전방위 압력’에 결국 무너졌다는 게 현대증권 관계자들의 증언. 금융감독위원회측의 부인에도 현대증권 내부에서는 금감위가 그동안 현대증권의 연계 콜(5000억 원 규모)을 거론하며 현대증권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또 현대 구조조정본부가 현대증권을 압박한 것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MH) 계열의 유동성 문제를 지원해 주기로 정부와 MH간에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았다.
사전 정지작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한 때문일까. AIG측은 9월 초 현대증권측에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최종’ 통보했다. ‘9월4일 밤’까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판’을 깨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 현대증권측은 이에 대해 일단 최종 시한을 ‘9월6일 밤’으로 연기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현대증권측의 ‘지연작전’을 눈치챈 AIG측이 다시 ‘9월8일 밤’으로 최종 시한을 못박고 압박해 들어오자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는 얘기다.
AIG측 요구대로 현대증권이 주당 7000원에 신주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주당 7700원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 금융감독위원회 감독 규정상 신주 발행시 최대 할인 폭이 10%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 현대증권측은 10월 말까지 주가가 이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감독 규정이 허용하는 최저가로 발행하되 차액을 AIG측에 보전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AIG측이 주당 7000원에 신주를 인수할 경우 AIG측은 현대증권 지분 33.1%를 차지한다. 현재 현대증권 1대 주주인 현대상선 지분은 11.7%로 낮아져 AIG측이 현대증권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로써 AIG측은 현대투신증권의 ‘부실’을 떠안는 대신 현대투신운용뿐 아니라 우량 증권사인 현대증권까지 차지하는 셈이 된다.
문제는 현대증권 이사회 결정에 대한 ‘역풍’이 거셌다는 점. 참여연대는 이미 소액주주들의 뜻을 모아 현대증권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공언했다. 현대증권 노조도 주주들의 권익을 무시한 경영진에 대해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이사진의 잘못된 경영 활동으로 발생한 모든 피해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제3자 배정 신주를 할인 가격으로 발행한 것은 전례 없는 일로 현대증권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다. 현대투신증권 매각을 위해 현대증권 주주들이 희생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투신증권 매각이 투신권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소액주주와 현대증권 노조의 반발 때문에 현대투신증권 매각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