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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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초 줄여라”… 이스라엘 담배와의 전쟁 外

  • < 남성준/ 예루살렘 통신원 > darom21@hanmail.net < 김성규/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 kimsk@donga.com < 신치영/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 higgledy@donga.com

    입력2005-01-19 1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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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聖地) 이스라엘이 담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는 해마다 느는 흡연인구 때문. 다른 대다수 국가처럼 중장년층 흡연인구는 주는 반면 청소년과 여성의 흡연이 증가해 사회문제화한 것이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과 여성들은 이스라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되었다.

    때문에 이스라엘은 오는 9월1일 새 ‘금연법’을 시행한다. 모든 밀폐공간에서의 흡연을 금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 등 강력한 법적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예전에도 금연법은 있었으나 그 대상이 공공건물 등에 한정되었고, 당국의 적발 노력도 사실상 전무했다. 자연히 이스라엘을 찾는 외국인이 금연장소인 공항청사 내에서 경찰들마저 아무렇지 않게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 국영방송 ‘채널1’에는 재미있고도 강렬한 메시지의 금연광고가 등장했다. 내용은 이렇다. 한 사람이 죽어서 천당에 갔는데 사무를 보는 천사들이 이름을 확인한 뒤 정한 수명보다 20년 빨리 천당에 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담배를 피웠는지 묻는다. 그 사람은 피우지 않는다고 답한다. 천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혹시 ‘바이샨’이냐고 물어본다. ‘바이샨’은 히브리어로 ‘수줍음을 타는 사람’. 이번엔 “조금 수줍음을 탄다”고 답하자 천사들은 대충 알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장면은 막을 내리고 내레이터의 음성이 깔린다. “내 옆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 마십시오!”

    흡연 때문에 일찍 죽었거니 속단한 시청자의 이마를 치게 하는 이 광고는 이른바 비흡연권의 행사를 주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공익광고다. ‘채널1’은 이전에도 간접흡연의 폐해를 담은 금연광고를 여러 번 방영했다. 흡연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권력보다 일상생활에서 늘 부닥치는 비흡연자들의 끊임없는 경고라는 얘기다. 흡연 억제를 외치는 이스라엘 정부의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두고 볼 일이다.



    < 남성준/ 예루살렘 통신원 > darom21@hanmail.net

    “상수도 설치 때까지 잠자리 안 할래”

    “골초 줄여라”… 이스라엘 담배와의 전쟁 外
    ‘남편에 대한 가장 강력한 시위는 부인의 잠자리 거부?’

    터키의 한 마을 여성들이 남편과의 잠자리를 한 달 간 거부한 결과 마침내 원하는 것을 얻게 되었다. 이 ‘영리한’ 여성들은 지중해변 터키 휴양지 안탈야 부근에 있는 시르트란 마을의 여성들. 마을에 수도가 없어 몇 km나 떨어진 샘에서 물을 길어오고는 했던 여성들은 마침내 인내심을 잃고 남편들에게 “상수도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며 잠자리를 거부한 것. AP통신은 터키 일간지 ‘후리예트’의 보도를 인용, 이 보이콧에 마을 여성 대다수가 참가했다고 전했다.

    한 달이나 부인과 잠자리를 못한 남편들은 당국에 자신들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상수도망을 건설해 달라고 호소했다. 남편들은 “당국이 상수도망을 건설하기 힘들면 파이프 등 자재라도 공급해 달라, 우리가 직접 하겠다”고 요청했다. 이 마을 지도자 이브라힘 사리는 “부인들의 항의는 정당하지만 피해는 남편들만 입는다”며 한탄했다.

    결국 당국은 남편들의 호소를 받아들여 이들에게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것으로 부인들의 보이콧이 끝났는지는 확실치 않다. 한 여성은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기 전엔 남편이 침실에 들어올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동네 남성들이 힘을 합쳐 상수도 파이프를 까는 데는 한 달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김성규/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 kimsk@donga.com

    재판중 변호사 ‘쿨쿨’ 억울한 피고인 선고 번복

    “골초 줄여라”… 이스라엘 담배와의 전쟁 外
    살인혐의로 복역중인 미국 텍사스 출신의 한 죄수가 1984년 사형선고를 내린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담당 변호사가 잠을 잔 사실이 인정되어 새 재판을 받거나 자유의 몸이 될 수 있게 되었다.

    미국 제5순회항소법원은 최근 사형수 캘빈 버딘의 변호사가 재판 도중 자주 졸아 피고인이 법률적 진술을 할 권리를 박탈하기에 충분했다는 점을 들어 연방지방법원이 지난해 10월 내린 판결을 9 대 5로 기각했다.

    당시 3명의 판사로 구성된 연방지법 재판부는 변호사가 잠을 잤더라도 ‘중요한 순간’에 졸지 않았더라면 효율적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버딘을 석방하든가, 새로 재판을 열라는 하급심의 판결을 뒤집은 바 있다.

    버딘은 1983년 자신의 게이 애인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되어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지금은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몇몇 목격자들은 버딘의 변호를 맡은 조 캐넌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고개를 떨구거나 탁자에 기대어 잠을 잤다고 진술했다. 캐넌 변호사는 이미 작고한 상태다.

    포르투나토 베나비데스 항소법원 판사는 판결문에서 “대법원은 오래 전부터 ‘피고인이 중요한 재판의 단계에서 조언 받을 수 없는 재판은 불공정하다’는 점을 인정해 왔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법원의 이번 판결로 텍사스주 검찰은 버딘을 새로 기소하든지 석방해야 한다.

    < 신치영/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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