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일 아저씨 주연의 영화에서나 어울릴 듯한 차림새 아닙니까.
아버지와 한동네에서 친하게 지내셨다는 동네 형은 옷깃을 세우고, 아버지는 납작모자를 눌러 쓰신 것이 모처럼 만에 사진을 찍기 위해 한껏 멋을 낸 모습입니다만 지금 보니 촌스럽게 느껴집니다.
사진 속 아버지는 참 고운 미소년인데, 벌써 오십을 훌쩍 넘겨 조금씩 나오는 배를 고민하는 나이가 되셨습니다.
요즈음 아버지는 사진 속의 당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막내아들을 바라보며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고 계시지요.
아버지의 청소년 시절 사진이 몇 장 없는데 그나마 대부분이 왼쪽의 아저씨와 함께 찍은 것이랍니다. 지금은 연락이 끊겨 어디에 살고 계신지 모르지만 이 분도 한 집안의 가장이 되어 열심히 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아버지, 청년 같은 그 시절 그 마음으로 늘 건강하게 곁에 계셔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