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그게 어떻게 생긴 거야?” 재미있다고 소문난 영화라면 아무리 바빠도 극장으로 달려가 직접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자칭 ‘영화광’ 중에도 단편영화·독립영화라곤 구경조차 못한 사람이 많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독립영화’라고 하면 ‘난해하고 재미없는 영화’라는 선입견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10여 개의 극장을 한곳에 모아놓은 멀티플렉스 건물이 속속 생기지만, 그 많은 극장 중에 단편 및 독립영화를 위한 상영관은 한 군데도 없고, 어지간히 큰 비디오숍이 아니면 이런 영화들은 찾아볼 수도 없다. 공중파 방송에서 틀어주는 영화도 대부분 떠들썩하게 극장에서 개봉해 수십, 수백만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대부분.
그래도 보고 싶다면? 영화제가 열리길 기다렸다 달려가는 수밖에 없다. 독립영화인들에 의한 독립영화를 위한 영화제, 국내 최대의 독립영화 축제인 ‘인디포럼 2001’(6월2∼10일 서울 아트선재센터)은 그런 의미에서 영화팬들에게 소중하고 귀한 행사다.
영화에 대한 심의 또는 검열을 거부하며 표현의 자유를 위해 투쟁한 독립영화. 자본과 시스템에서 ‘독립’을 선언한 이런 영화는 주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낯설고 창의적인 실험을 시도함으로써 새롭고 혁신적인 영화를 만들었고, 주류영화의 방부제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립영화로 실력을 인정받는 감독들이 충무로로 진출해 성공적인 데뷔를 함으로써 오늘날의 ‘한국영화 르네상스’도 가능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해 동안 만든 독립영화를 총망라해 비경쟁으로 상영하는 ‘인디포럼’은 1996년 국내 독립영화 작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하였다. 독립영화 전용관 하나 없는 국내 상황에서 작가들 스스로 상영 공간을 만들고 대중과 영화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이 영화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몸집도 커지고 영화계 전체로 영향력을 넓혀갔다. 출품을 희망하는 작품도 해마다 크게 늘어 올해는 300여 편에 달했고, 이중 100편을 상영작으로 선정했다. 지난해의 경우 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5000여 명, 올해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영화제 사무국은 전망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영토 확장’. 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조영각씨는 ‘인디포럼 2001’을 통해 독립영화의 현재 조건과 정체성을 되새기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한다. “한국 영화계가 산업적으로는 팽창해 가지만 매년 수백여 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나지도 못한 채 사장되고 있습니다. 영화를 안정적으로 상영하고,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독립영화협회가 매달 개최하는 ‘독립영화 관객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행사는 영화제 외에 일반인이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지난해까지는 매달 200∼300명의 관객만 영화를 보러 왔지만 올 들어서는 600∼7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조씨는 “한국 영화계가 전체적으로 활기를 띠고 그릇이 커지면서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늘어나고 영화 만들기도 예전보다 쉬워졌지만 필요한 것은 인프라 구축이다. 개별 영화에 대한 제작비 지원보다 먼저 영화문화를 풍부하게 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문제의식은 영화계 전체로 확산되어 영화진흥위원회와 독립영화협회는 독립영화 제작 지원을 위한 미디어센터 설립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24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승인을 기다리지만 이 센터에도 독립영화 전용관은 빠진 상태. 조씨는 이번 영화제로 전용관 설립을 위한 영화인의 뜻을 모으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다.
1980년대 초반 정치적 색채를 띠고 시작해 오랫동안 탄압의 대상이었던 한국의 독립영화는 이제 지원의 대상이자, 영화계 전체의 발전을 위한 단단한 초석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류에 맞서는 인디정신,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실험정신과 다양하고 건강한 기운은 ‘인디포럼 2001’이 관객에게 선사하는 커다란 선물이다. 올해 상영작들에 대해 영화평론가 이상용씨는 “디지털영화는 독립영화의 새로운 출구가 되고 있다. 값싸고 기동성 있는 매체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졌고, 질적 수준도 크게 높아져 일반 극영화 못지 않은 세련됨과 탄탄한 장르적 재미를 구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씨의 말대로 영화제 상영작 중 디지털로 작업한 영화가 전체 상영작의 50%에 이른다. 개막작 ‘바다가 육지라면’(김지현·김나영 감독)과 폐막작 ‘삶은 달걀’(황철민 감독)도 모두 디지털영화. 상영작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공식 상영작 부분에는 극·실험 영화 42편, 다큐멘터리 14편, 애니메이션 14편 등이 선보인다. 특별 상영작으로는 국내 초청작 5편과 클레르몽 페랑 단편영화제 초청작 6편, 블랙마리아 영화제 초청작 16편 등 여러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영화의 자유로움과 풍요로움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만남이 될 것이다(문의 02-595-6002, www.indieforum.co.kr).
상영 시간표 & 관람 안내
그래도 보고 싶다면? 영화제가 열리길 기다렸다 달려가는 수밖에 없다. 독립영화인들에 의한 독립영화를 위한 영화제, 국내 최대의 독립영화 축제인 ‘인디포럼 2001’(6월2∼10일 서울 아트선재센터)은 그런 의미에서 영화팬들에게 소중하고 귀한 행사다.
영화에 대한 심의 또는 검열을 거부하며 표현의 자유를 위해 투쟁한 독립영화. 자본과 시스템에서 ‘독립’을 선언한 이런 영화는 주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낯설고 창의적인 실험을 시도함으로써 새롭고 혁신적인 영화를 만들었고, 주류영화의 방부제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립영화로 실력을 인정받는 감독들이 충무로로 진출해 성공적인 데뷔를 함으로써 오늘날의 ‘한국영화 르네상스’도 가능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해 동안 만든 독립영화를 총망라해 비경쟁으로 상영하는 ‘인디포럼’은 1996년 국내 독립영화 작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하였다. 독립영화 전용관 하나 없는 국내 상황에서 작가들 스스로 상영 공간을 만들고 대중과 영화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이 영화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몸집도 커지고 영화계 전체로 영향력을 넓혀갔다. 출품을 희망하는 작품도 해마다 크게 늘어 올해는 300여 편에 달했고, 이중 100편을 상영작으로 선정했다. 지난해의 경우 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5000여 명, 올해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영화제 사무국은 전망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영토 확장’. 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조영각씨는 ‘인디포럼 2001’을 통해 독립영화의 현재 조건과 정체성을 되새기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한다. “한국 영화계가 산업적으로는 팽창해 가지만 매년 수백여 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나지도 못한 채 사장되고 있습니다. 영화를 안정적으로 상영하고,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독립영화협회가 매달 개최하는 ‘독립영화 관객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행사는 영화제 외에 일반인이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지난해까지는 매달 200∼300명의 관객만 영화를 보러 왔지만 올 들어서는 600∼7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조씨는 “한국 영화계가 전체적으로 활기를 띠고 그릇이 커지면서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늘어나고 영화 만들기도 예전보다 쉬워졌지만 필요한 것은 인프라 구축이다. 개별 영화에 대한 제작비 지원보다 먼저 영화문화를 풍부하게 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문제의식은 영화계 전체로 확산되어 영화진흥위원회와 독립영화협회는 독립영화 제작 지원을 위한 미디어센터 설립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24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승인을 기다리지만 이 센터에도 독립영화 전용관은 빠진 상태. 조씨는 이번 영화제로 전용관 설립을 위한 영화인의 뜻을 모으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다.
1980년대 초반 정치적 색채를 띠고 시작해 오랫동안 탄압의 대상이었던 한국의 독립영화는 이제 지원의 대상이자, 영화계 전체의 발전을 위한 단단한 초석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류에 맞서는 인디정신,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실험정신과 다양하고 건강한 기운은 ‘인디포럼 2001’이 관객에게 선사하는 커다란 선물이다. 올해 상영작들에 대해 영화평론가 이상용씨는 “디지털영화는 독립영화의 새로운 출구가 되고 있다. 값싸고 기동성 있는 매체로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졌고, 질적 수준도 크게 높아져 일반 극영화 못지 않은 세련됨과 탄탄한 장르적 재미를 구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씨의 말대로 영화제 상영작 중 디지털로 작업한 영화가 전체 상영작의 50%에 이른다. 개막작 ‘바다가 육지라면’(김지현·김나영 감독)과 폐막작 ‘삶은 달걀’(황철민 감독)도 모두 디지털영화. 상영작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공식 상영작 부분에는 극·실험 영화 42편, 다큐멘터리 14편, 애니메이션 14편 등이 선보인다. 특별 상영작으로는 국내 초청작 5편과 클레르몽 페랑 단편영화제 초청작 6편, 블랙마리아 영화제 초청작 16편 등 여러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영화의 자유로움과 풍요로움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만남이 될 것이다(문의 02-595-6002, www.indieforu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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