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전공의 접고 ‘응급실’로 온 의사](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5/02/02/200502020500064_1.jpg)
“응급실에는 드라마가 있어요. 환자들의 갖가지 사연을 통해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인 셈이죠.” 24시간 맞교대로 이루어지는 근무시간과 전공의 개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입을 감수하면서도 그가 응급실에 돌아온 이유는 바로 환자들 때문이었다. “지난 1월 동사 직전의 환자가 실려왔어요. 체온은 22℃, 맥박과 호흡도 시체에 가까웠죠. 어떻게든 살려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열정으로 돌본 결과 기력을 회복한 환자가 제 발로 걸어나가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어보였을 때 쌓인 피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고.
마취과 의사로 같은 길을 가는 아내의 도움이 없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결심이었다고 김씨는 말한다. 가장 아쉬운 것은 최근 의사에 대한 불신이 부쩍 심해졌다는 것. 환자나 보호자가 ‘혹시 과잉진료가 아닌가’ 하는 눈초리로 바라볼 때 온몸에서 힘이 빠진다고 그는 말한다.
“가끔 보면 응급실 의사는 요단강의 강지기인 것 같아요. 생사의 길목에 서서 환자들을 건져내거든요.” 환자들만 보면 피곤을 잊는다는 의사 김재우씨의 ‘응급실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