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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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독재 끝나는가

부총리직 박탈당한 안와르 중심 ‘야당동맹’ 구축 대향… 세계 이목 집중

  • 김상 콸라룸푸르 통신원

    입력2007-02-22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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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하티르의 독재는 깨어질 것인가. 말레이시아가 정치열기로 달아올랐다. 엘리트들의 독점물로 간주되었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이제는 서민들에게로 그 축이 옮아갔다. 신생야당인 국민정의당과 이슬람정당이 함께 힘을 합쳐 집권여당인 암노(UMNO)에 대한 대항전선을 펴면서, 말레이시아는 유사 이래 가장 강한 야당동맹을 구축했다. 시골 마을 곳곳에 국민정의당의 푸른 깃발과 이슬람정당의 녹색기가 함께 펄럭이고, 이들의 연설에는 수많은 주민들이 몰려든다. 대졸 출신 엘리트건 길가 식당에서 싸구려 음식을 파는 서민이건 말레이계 말레이시아인들은 한 표의 의미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각별히 인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역사상 거의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같은 정치 참여 열기는 지난해 부총리이며 마하티르 총리의 공식후계자였던 안와르가 마하티르에 의해 축출된 후부터 시작되었다. 말레이계 국민은 깨끗한 이미지를 구축해온 안와르 부총리의 전격해임에 충격을 받았으며, 더구나 그 죄목 중 하나가 남색(男色)이라는 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말레이시아 집권여당인 암노(UMNO) 지배계층의 계산과는 달리, 안와르는 부총리직을 박탈당했음에도 정계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유례없는 정치참여 열기

    암노 내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안와르는 예상보다 훨씬 더 두꺼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안와르의 지지자들은 말레이 문화에서는 거의 이례적인 가두시위라는 항의방법을 선택했고, 대도시의 거리에는 갑자기 ‘리포르마시’(개혁)를 외치는 시위군중이 생겨나게 되었다. 안와르의 부인 아지자는 남편의 지지세력이 의외로 탄탄한 데 힘입어 국민정의당을 창당했다. 이슬람정당인 파스는 국민정의당과 동맹을 맺었다.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에서 종교의 힘은 엄청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안와르가 옥중에서 중독되었다는 의문이 제기되자, 군중은 9월19일 오후 수도인 콸라룸푸르의 국립회교당에서 1만명이 운집하여 안와르 중독사건의 의혹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싱가포르의 스트레이트 타임지는 이날 시위로 인해 마하티르가 선거날짜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과연 연합야당은 집권여당동맹체제(National Front)를 물리치고 말레이시아 역사상 최초로 정권 교체를 이룩할 수 있을까. 관측가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마하티르가 이끄는 암노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선 환율고정제와 외국자산유출동결 조치를 통해 마하티르가 보여준 경제회복이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를 올려줄 것이다. 또한 말레이계, 화교계, 인도계로 구성된 다민족국가에서 다수민족인 말레이 계가 강박관념처럼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과 불안감이 진보적인 야당연합전선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역대 선거 중 가장 많은 표를 확보해 야당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암노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의석의 3분의 2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의견들이 많다. 일부에서는 연합야당 측에서 안와르를 총리후보로 내세울 경우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금년 8월초까지만 해도 9월 선거설이 강력히 나돌았으나, 이제는 내년 1월 선거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총선이 언제 실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선거일 결정권한이 마하티르 총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다수민족인 말레이계가 민족문제가 아닌 말레이계간의 노선문제로 지지정당이 나뉘는 상황이어 서 말레이계에 언제나 ‘얄미운 도토리’인 화교계가 캐스팅 보트를 쥔 중요한 유권자 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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