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문화를 연구한 거트 호프스테드라는 학자는 문화를 개인주의와 집합주의문화로 구분하는데, 집합주의문화는 개인이 어떤 집단에 통합돼 있는 정도가 강하고 그 집단에 충성함으로써 개인이 평생 보호받는 사회를 말하며 개인주의문화는 그 반대로 개인이 중심이 되는 문화라고 한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개인주의 점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이며, 한국은 조사대상 50개 국가 중 43위로 대만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집합주의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
집합주의문화는 가족문화에서부터 배양되고, 학교 직장뿐만 아니라 정치와 국가의 모습에까지 영향을 준다. 집합주의 가족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가족의 개념이 매우 넓다는 것이다. 공보처가 의뢰한 1996년 여론조사에 의하면, 따로 사는 기혼의 아들도 가족으로 본다는 응답이 90%를 넘었고, 89%는 따로 사는 손자 손녀도 가족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는 서양의 부모`-`자식 중심의 핵가족과는 비교가 안되게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집합주의 가족문화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가족의식에 대한 참석률이 높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사촌 이내의 친가`-`처가`-`외가의 결혼식, 장례식 등에 응답자의 60% 정도가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합주의문화는 사회생활에서도 볼 수 있는데, 얼마 전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80%가 친목단체나 동창회 등 집단에 가입하고 있고 1인당 평균 2개의 집단에 가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든지‘우리가 남이가’하는 집합주의적 정치구호가 통용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