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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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 사법 리스크 예방하는 최고 강소(强小) 로펌을 지향합니다”

법무법인 로백스 김기동·이동열 대표변호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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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2-03-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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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시절 풍부한 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금융 형사사건에서 최고 강소(强小) 로펌을 지향하고자 합니다.”

    3월 15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기동·이동열 대표변호사는 2월 설립한 법무법인 로백스의 지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문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로펌시장에서 로백스는 기업과 금융사건 자문으로 차별화를 시도해 주목받고 있다. 김 변호사와 이 변호사는 검사 시절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롯데그룹 비자금 사건, 론스타 사건 수사 등에 참여한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검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형 사건 수사를 함께한 인연도 있다. 두 사람은 윤 당선인을 “굉장히 기백 있는 검사”라고 회고했다.

    법무법인 로백스 김기동 대표변호사(왼쪽)와 이동열 대표변호사. [지호영 기자]

    법무법인 로백스 김기동 대표변호사(왼쪽)와 이동열 대표변호사. [지호영 기자]

    특수통 검사장들 의기투합

    김 변호사는 사법시험 31회에 합격해 1995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남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1·3부장을 거쳐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시절 원전비리수사단을 지휘하는 등 검찰 내 특수통으로 승승장구했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장, 부산지검장을 역임한 그는 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 등 굵직한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이 변호사는 사법시험 32회에 합격한 후 1996년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반부패부(현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지내며 김 변호사와 함께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활약했다. 퇴임 후 변호사로서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대형 사건을 함께 맡기도 했다. 로펌 신설이라는 도전을 택한 두 변호사를 만나 기업·금융 법률시장 상황과 유의점을 물었다.

    대형 로펌행을 예상한 이가 적잖았다.

    김기동 대표변호사(이하 김) “대형 로펌에서 안정적인 변호사 생활을 할 수도 있었다. 다만 검사, 변호사 생활을 함께한 이동열 변호사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법조시장에서 우리가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동열 대표변호사(이하 이) “국내 로펌시장에 형사 전문 강소 로펌은 많지 않다. 특수부에서 기업 수사를 여럿 맡은 검사 출신 변호사가 모여 차별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싶었다.”

    어떤 점에서 차별화할 것인가.

    “경험이 부족한 일부 변호사는 막상 기업이 자문을 요구해도 제대로 응하지 못한다. 의사로 치면 임상 경험이 일천한 탓이다. 우리 두 사람은 검사 시절 특수부, 반(反)부패부, 금조부(금융조세조사부) 등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풍부한 수사 경험으로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올바른 기업 법률 문화 정착을 위해 재능기부 형식으로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 기업 관련 법률 강의도 하고 있다.”

    “외국의 선진 경영·금융기법이 국내에 도입되면 당국의 규제 전에는 기업이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다. 일부 기법은 국내에선 자칫 배임에 해당하거나 공정거래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AI(인공지능)나 메타버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 등 최근 각광받는 신기술과 금융상품도 비슷한 위험성을 안고 있다.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사안에 대한 법적 판단은 어느 변호사도 할 수 있다. 반면, 이렇다 할 선결례를 찾기 어려운 새로운 경영·금융기법의 법적 리스크는 풍부한 수사 경험이 있어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법률 리스크 면에서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미국 기업은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기능이 보편화돼 있다.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법을 준수하기 위한 내부 통제 장치가 있다. 반면, 한국은 특히 신생기업이나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컴플라이언스 기능이 취약하다. 대기업은 사내 법무실이 있고 대형 로펌의 자문도 받는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이 법률 자문 비용을 부담스럽게 느끼거나 변호사 자문을 간섭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적잖다.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를 받거나 사업을 영위할 때 법률 리스크를 간과하는 경향도 있다. 자칫 횡령·배임·탈세 등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성도 있다.”

    “비슷한 생각이다. 검사나 변호사로서 지난 기업 사건들을 살펴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경영자가 사전에 법률 리스크를 파악해 검토했다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최근 CFD(차액결제거래), TRS(총수익스와프) 등 복잡한 금융거래 방식이 자리 잡고 공정거래 같은 새로운 법률 이슈도 등장했다. 기업이 상시적으로 법률 자문을 받아 문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암호화폐 시장 부실 유의”

    최근 기업과 투자자가 직면한 주요 법률 리스크는 무엇일까. 김 변호사는 올해 본격 시행된 ‘중대재해처벌 둥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꼽았다. 이 변호사는 사모펀드, 암호화폐 시장의 부실을 지적했다.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는 법 취지는 좋다. 다만 근로 환경의 안전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사고가 나면 최고경영자(CEO)가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곤혹스러워하는 듯하다. 법 적용 기준이 아직까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법원 판결과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하고 국회의 보완 입법도 필요해 보인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문의하는 기업들에는 우선 근로자 안전을 위해 가능한 조치를 모두 취하는 한편, 이를 입증할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원래 인가제였던 사모운용사 설립 방식이 등록제로 바뀌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규제가 많이 풀렸다. 이에 따라 사실상 다단계 방식의 부실 사모펀드가 난립해 그중 상당수가 환매 불능 상태에 빠졌다. 암호화폐 시장도 난맥상이 심각한 것은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에선 당연히 처벌받는 불공정거래 행위가 규제 사각지대에서 자행되는 경우가 적잖다. 우후죽순 생겨난 암호화폐들이 모두 실제 가치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향후 포부가 있다면?

    “로백스(LawVax)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기업의 법률(Law) 백신(Vax)이 되고자 한다. 백스는 가상자산거래(Virtual Asset eXchange)의 준말이기도 하다. 가상자산거래로 대표되는 첨단 금융 법률시장에서도 활약하고 싶다.”

    “형사사건은 물론, 기업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으로 성장하고 싶다. 스타트업 등 신생기업이라면 법률 자문부터 송무까지 지원해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업의 사법 리스크를 적절히 예방·해결하는 강소 로펌을 지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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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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