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롯데지주는 헬스케어 전문기업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 롯데지주]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혁신실 산하에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신설한 바 있다. 여기에 외부 전문가를 수장으로 앉혔다. 롯데는 롯데헬스케어 설립과 별도로 조만간 바이오 관련 계열사도 세울 예정이다.
롯데가 헬스케어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20년 237조 원 규모였던 국내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45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롯데 경쟁업체 중에는 이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곳들이 있다. 이마트는 조만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사인 고바이오랩과 함께 건강기능식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CJ그룹은 CJ웰케어 출범 후 식물성 프리미엄 유산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헬스케어산업에의 기본인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1년 1조3182억 원에서 지난해 3조1141억 원까지 성장했다. 연평균 10%씩 성장한 셈이다. 여기에 헬스케어 서비스 전반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춘다면 시장 선점이 훨씬 수월해진다.
[사진 제공 · 롯데지주]
호텔롯데 실버타운 사업과 연계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에는 헬스케어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가 없는 실정이다.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누가 먼저 플랫폼을 선점하느냐가 업계 최대 이슈다. CJ그룹과 신세계에 이어 롯데도 헬스케어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롯데가 준비 중인 헬스케어사업의 핵심은 ‘개인 맞춤형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개개인의 유전자,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후 그에 맞춰 건강기능식품, 섭취 방식, 맞춤형 식단, 운동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롯데가 구상 중인 실버타운과 협업 계획을 살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실버타운 입주자들로부터 개인 유전자 정보 등을 제공받아 롯데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해 각 입주민의 건강 상태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내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쇼핑, 화학, 식품, 호텔, 엔터테인먼트, 정보기술, 물류 등 다방면에 진출해 있어 이들과 협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실버타운 개인 유전자 정보 활용 방안도 호텔롯데가 현재 검토 중인 실버타운사업과 무관하지 않다.
롯데헬스케어가 성과를 낸다면 헬스케어 시장뿐 아니라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롯데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다. 소비자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한다는 이미지를 심는 것과 동시에 신규 고객 확보도 가능해진다. 롯데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활용 범위가 넓은 사업인 셈이다.
“구슬만 많지, 꿸지 모른다”
물론 장애물도 있다. 개인 의료정보 활용 관련 규제가 대표적이다. 현재 상업적 활용을 위해 개인 의료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는 제한이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인 의료 데이터 공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정부도 단계적인 규제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관건은 롯데헬스케어가 얼마나 내실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내느냐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그동안 각종 플랫폼 실험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롯데는 플랫폼에 약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특히 다양한 사업군을 영위하면서도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낸 경우가 드물다.
“구슬만 많지, 꿸지 모른다”는 평가가 틀린 말이 아닌 셈. 그럼에도 롯데는 장기적으로 롯데헬스케어 플랫폼을 자사 대표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 내부적으로 이번 헬스케어사업 성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큰 것으로 안다”며 “특히 플랫폼이 핵심인 만큼 이번 시도를 통해 롯데의 플랫폼 구축과 운영 능력 등을 동시에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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