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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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룡대전’에 ‘대장동 키맨’ 유동규 가세한 인천 계양을

유동규 “껍데기만 남은 이재명, 방탄조끼 입는 것 막겠다” 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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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4-02-17 09: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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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라 ‘예, 아니요로만 대답하라’고 요구받는다.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는데, TV 토론에 나가면 할 말이 굉장히 많다. 10년 동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일하며) 겪은 일이 한둘이 아니지 않겠나. 내 눈을 똑바로 보고 어떻게 말하는지 보고 싶다.”

    ‘대장동 키맨’으로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월 14일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기자에게 한 말이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날 자유통일당 입당을 공식화했고, 이 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인천 계양을에 본인도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유통일당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고문으로 있는 원외정당이다. 유 전 직무대리는 “껍데기밖에 안 남은 이재명이 여러분이 주신 표로 방탄조끼를 만들어 입는 꼴을 더는 못 보겠기에 나왔다”고 밝혔다. 유 전 직무대리가 여론조사에서 5% 이상 지지율을 얻으면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 토론에 참석할 자격이 생긴다.

    “이재명보다 일 잘할 자신 있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월 14일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2024 총선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월 14일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2024 총선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이재명 대표가 현역으로 있는 인천 계양을은 이번 총선에서 ‘미니 대선’으로 꼽힌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의힘에서 단수공천되면서 이 대표와 이른바 ‘명룡대전’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 대장동 키맨인 유 전 직무대리가 가세하면서 선거 구도가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인천 계양을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이곳에서 5선을 지내며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보궐선거 당시 이 대표가 연고가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면에도 이 같은 고려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잖았다. 당시 이 대표의 정치적 기반 지역으로 분류되는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도 선거가 열렸던 만큼 “안전지대에 출마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결국 이 대표는 보궐선거에서 55.24%를 득표하며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44.75%)를 10%p 이상 차로 따돌리고 배지를 달았다(그래프 참조). 인천 계양구는 20대 대선에서도 이 대표에게 52.31% 지지율을 몰아줬다. 당시 윤 대통령은 43.52%의 표를 얻었다.



    “최대 승자는 원희룡”

    유 전 직무대리 역시 이날 이 대표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는 성남에서 잘했다고 자랑하지만, 성남 분당갑을 굳이 놔두고 야권 당선이 유력한 인천 계양을로 도망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천 계양을이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친 국회의원의 방탄용으로 더는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인천 계양을에 오피스텔 월세를 구하고 전입신고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직무대리는 자신이 각종 실무를 도맡았던 만큼 행정 능력 등에서 비교우위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대표가 했던 공약들, 자랑했던 것들 모두 내가 만들어준 것”이라며 “이재명보다 일을 잘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전과도 없지만, 이재명은 전과 4범”이라면서 “지금도 함께 재판받고 있는데, (이 대표가) 나보다 재판을 많이 받고 있어 법원도 더 많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 전 직무대리의 출마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사실상 이 전 대표와 원 전 장관의 맞대결로 선거가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 전 직무대리가 자유통일당 후보로 나선 만큼 지지율 측면에서 제약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대 승자는 원 전 장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험지에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와 맞붙는 상황이다 보니 선거 결과와 별개로 얻을 것이 많은 꽃놀이패를 쥐었다”고 평가했다.

    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 관련 의혹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오는 점도 주요 변수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의 ‘대관 로비스트’로 꼽히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2월 13일 1심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5년과 추징금 63억5000여만 원을 선고받은 것이다. 이 대표 역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돼 기소된 상태다. 원 전 장관은 2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인천 계양을 공천 면접을 마친 직후 기자들에게 “이 대표의 심복이라는 유동규는 이 대표 당선을 저지하겠다며 출마하고, 하수인이라는 김인섭은 중형을 선고받고, 이 대표 부부의 살림 집사였던 배소현 역시 다시 무거운 형을 받고 있다”며 “끝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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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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