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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에 허덕이지 않으려면 인생 단계별 자산관리 달리 해야

주식투자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빚투’에 허덕이지 않으려면 인생 단계별 자산관리 달리 해야

노년기에 대비한 안정적 투자를 위해선 장기분산투자가 필요하다. [동아DB]

노년기에 대비한 안정적 투자를 위해선 장기분산투자가 필요하다. [동아DB]

주식시장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빚투’와 ‘영끌’은 멈추지 않고 있다. 나만 부자로 가는 대열에서 낙오되는 것 아닌가 하는 조급증이 온 나라에 퍼지고 있다. 하지만 오랜 주식시장 역사에서 볼 때 단기 시황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다. 본업이 있는 아마추어 투자자가 ‘노후 대비’라는 목표를 가지고 원칙에 맞는 장기분산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가계자산 중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적정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젊은 시절 주택 구입 초기에는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에 집중돼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점차 금융자산 비중을 높여 퇴직 무렵에는 부동산 대 금융자산 비중을 50 대 50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버는 것만큼 지키는 것도 중요

수많은 금융상품 중 어떤 상품이 내 주머니를 불릴 수 있을까. 금융상품은 크게 저축상품과 투자상품으로 나뉜다. 저축은 말 그대로 ‘아껴서 모은다’는 의미다. 예금과 지급액이 확정된 연금, 지급액이 확정된 보험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반면 투자상품으로는 주식, 채권, 펀드, 선물, 옵션, 변액보험, 변액연금 등이 있다. 이 경우 잘하면 돈을 벌지만, 잘못하면 원금마저 잃을 수 있다. 

금리가 높던 시절에는 저축상품만으로도 자산을 불리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투자상품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자산 형성 자체가 어렵다. 문제는 리스크 관리. ‘상품가격이 오를지 떨어질지 예측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다. 단기 시황 예측에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투자 리스크에는 두 가지가 있다. ‘시장 리스크’와 ‘개별종목 리스크’다. 시장 리스크는 주식시장 전체가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북한 핵 사태, 코로나19 사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시기에는 아무리 우량주식을 갖고 있어도 동반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시장 리스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단기투자의 경우 개인 노력만으로는 관리가 불가능하다. 지난해 3월처럼 단기간에 반등으로 돌아설 때도 있지만 1년 이상 장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시장 급락이 언제 나타날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전제하에서 그 국면이 지나갈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빚투’를 하거나 다른 데 써야 할 자금으로 투자하면 기다릴 수가 없다.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 



‘개별종목 리스크’는 해당 기업의 고유 요인 때문에 주가가 변동하는 리스크를 말한다. 아무리 주식시장 전체가 상승한다 해도 내용이 불량한 기업의 주가는 오를 수 없다. 개별종목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투자 대상 종목을 분산해야 한다. 바로 분산투자다. 주식 종목 간 분산투자도 중요하지만 주식(주식형펀드), 채권(채권형펀드), CMA 등과 같이 투자 리스크 정도가 서로 다른 투자 대상에 분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이, 재정 상태, 가족, 투자 성향, 투자 기간 등 자신의 형편을 고려해 공격적인 상품과 안정적인 상품의 비율을 정한 후 투자하는 것이다. 

장기분산투자와 함께 또 한 가지 점검해봐야 할 것이 ‘인생 단계별 투자전략’이다. 지금 자신은 인생 단계 중 어느 단계에 속해 있는지, 그 단계에 맞는 자산관리를 하고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재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부분 주식 같은 투자상품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개인투자자에게 가장 유력한 수입원은 직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월급 또는 사업소득)이다. 즉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큰 투자 엔진은 자신의 본업으로부터 얻는 수입이라는 뜻이다.


가장 튼튼한 ‘투자 엔진’은 직업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투자 엔진은 직업이다. 2019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로비에서 열린 ‘2019 부산 장노년 일자리 박람회’ 모습. [동아DB]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투자 엔진은 직업이다. 2019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로비에서 열린 ‘2019 부산 장노년 일자리 박람회’ 모습. [동아DB]

개인투자자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 자신의 본업에서 얻는 수입을 가장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한다. 샐러리맨의 경우를 보자. 직장에서 매달 일정액의 급여와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씩 보너스를 받는다. 직장이 곧 금융자산의 보고인 셈이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빗대보면 가장 큰 수익은 자신의 일을 통해 얻어지는 셈이다. 이 부분의 수익을 더 높이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주식투자에 열중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젊은 세대라면 자산 형성을 위한 협의의 투자뿐 아니라, 자신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광의의 투자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젊은이라면 주식투자에 열중하기보다 자신의 비즈니스와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것이 장래에 더 큰 수입 증대, 기회 증대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돈 버는 능력을 가진 자신도 운용자산의 일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현재 혹은 장래에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것을 ‘인적자본’이라고 한다면, 개인의 운용자산은 이 인적자본과 협의의 운용자산을 종합해 생각해야 한다. 개인투자자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곧바로 같은 직업을 찾아 현재 수준과 동일한 월급을 받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주식투자에 적극 뛰어들어도 된다. 하지만 자신이 없거나 잘 모르겠는 사람은 투자에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봐야 한다. 그런 사람은 자신(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 능력을 키워 좀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더 이득이다. 

“퇴직금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난 1년 동안 주식투자 열풍 속에서 가장 자주 받은 질문이다. 주식투자로 버는 돈을 퇴직 후 생활비에 보태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퇴직 후 주식투자는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인생을 등산에 비유하면 퇴직은 자산을 축적하는 등산을 끝내고 모아둔 자산을 인출해 쓰는 하산 시기에 진입한 것과 같다. 등산에서는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다. 자산관리도 마찬가지다. 퇴직 후에는 줄어드는 자산을 어떻게 잘 관리할까, 인생 내리막길을 어떻게 무사히 내려갈까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퇴직자는 대부분 여전히 자산을 늘리는 데 관심이 많다. 서점에서 자산관리 관련 서적을 찾아봐도 젊은 세대를 위한 투자서는 많아도, 퇴직에 다다른 이들이 퇴직 후 어떻게 자산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조언해주는 책은 거의 없다. 

젊은 시절에는 시간을 들여 장기분산투자를 하면 실행 여부가 문제일 뿐, 자산 형성 방법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투자의 최대 무기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직 후에는 자산을 늘리기보다 줄어드는 자산을 관리하는 방법, 인생 내리막길을 무사히 내려가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 내리막길에서 굴러 떨어지지 않고 천천히 계단으로 내려가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 단계별 자산관리 전략이 중요하다.


돈을 쓰기만 해야 할 때를 대비하라

첫 번째는 자산을 적립하면서 운용하는 단계 또는 일하면서 운용하는 단계다. 직장생활을 시작해 퇴직 직전까지가 이 시기에 해당한다. 이때는 대부분 지출보다 수입이 많다. 생활자금으로 쓰고 남은 돈을 주로 주식 등 투자상품에 장기분산투자해 자산을 축적해나가면 된다. 

두 번째는 인출해 쓰면서 운용하는 단계다. 퇴직 후부터 70대 후반까지가 이 시기에 해당한다. 첫 번째 단계에서 축적한 자금 가운데 생활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인출해 쓰면서 남아 있는 자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해 운용하는 기간이다. 일에서는 은퇴했지만 자산운용에서는 아직 은퇴하지 않은 시기인 것이다. 이 단계가 가장 어렵다. 매년 모아둔 자금의 4%가량을 인출해 쓰고 남은 자금을 3% 정도로 운용하는 것이 세계 평균이다. 

정보 수집력, 금융 지식, 투자 경험 유무가 이 시기의 성적을 좌우한다. 이 단계의 최대 목표는 세 번째 ‘인출해 쓰기만 하는 단계’에 필요한 자산을 충분히 남겨놓는 것이다. 즉 운용과 인출의 균형이 중요하다. 생활비를 줄이는 노력도 해야 하지만 안정적인 운용 수익을 올리는 노력, 재취업 등을 통해 생활비 일부를 벌어들이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또한 현역 시절에 가입한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수입이 있거나 주택연금, 농지연금 등을 활용하면 인출액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자산운용에서도 졸업해 자산을 인출해 쓰기만 하는 단계다. 70대 후반 무렵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가 이 단계에 해당한다. 자금을 대부분 예금이나 그것에 가까운 금융상품에 넣어두고 인출해 쓰기만 하는 시기인 것. 이 단계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생활비를 규모 있게 쓰는 노력이 중요하다. 

인생 단계별 자산관리 전략의 최종 목표는 세상 떠날 때까지 노후 자금이 바닥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의 수명보다 노후 자금의 수명이 길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인생 2단계, 3단계의 자산관리 전략에서는 주식 같은 변동성이 큰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포털에서 ‘투벤저스’를 검색해 포스트를 팔로잉하시면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283호 (p48~50)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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