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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단독-문경 박정희기념관 폐쇄 박근혜 지시 논란 02

“자기 아버지 일인데…설마 박근혜가 그랬겠어?”

前 청운각 관리인 이순희 씨 “폐쇄 문제로 최태민·박근혜 만나”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자기 아버지 일인데…설마 박근혜가 그랬겠어?”

“자기 아버지 일인데…설마 박근혜가 그랬겠어?”

박정희 前 대통령 영정을 보고 눈물짓는 이순희 씨.

‘주간동아’는 청운각을 둘러싸고 벌어진 지난 30년간의 얘기를 듣기 위해 전 박정희·육영수 숭모회 회장 이순희 씨를 서울과 경북 문경에서 여러 차례 만나 인터뷰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제자인 이씨는 1990년 최태민 목사를 육영재단(어린이복지사업을 목적으로 1969년 육영수 여사가 설립)에서 쫓아내는 데 일조한 인물로 알려졌다. 대통령선거가 있던 2007년에는 최 목사 가족이 육영재단의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 ‘청운각에 걸린 박 전 대통령의 영정을 떼라, 제단을 없애라’는 내용의 공문을 처음 받은 게 언제인가.

“1989년경이다. 당시 나는 서울에 살았고, 문경에 사는 동생이 청운각을 주로 관리했는데, 동생이 전화로 그런 공문이 왔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알았다.”

▼ 당시 공문은 박근혜 추모사업회 회장 명의로 돼 있다. 박근혜 회장을 만나 이 문제를 상의했나.

“만났다. 최태민 목사도 만났다.”



최태민·박근혜 한 방 같이 사용

당시 이씨는 추모사업회 측의 청운각 폐쇄조치에 항의하려고 박근혜 추모사업회 회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고 했다. 당시 작성한 편지에는 이씨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날짜가 나오는데, 1989년 11월 22일이다. 이씨가 최 목사를 만난 건 그 며칠 전이다.

▼ 최 목사와 박근혜 회장을 어디서 만났나.

“당시 육영재단 사무실은 어린이회관 과학관에 있었고, 추모사업회는 문화관 2층에 있었다. 문화관 1층에 최태민, 박근혜 사무실이 있었다. 최태민과 박근혜가 한 방을 같이 썼다. 청운각 문제로 최 목사를 만난 건 문화관 2층에 있는 추모사업회 사무실에서다. 박근혜와 최태민이 같이 쓰는 사무실에서 박근혜를 만났다. 당시에는 최태민 허락 없이는 박근혜를 만날 수 없었다.”

▼ 최 목사는 청운각 문제에 대해 뭐라 했나.

“들어갔더니 다리를 티테이블에 올려놓고 아주 예의 없이 나를 맞았다. 직원들에게 펜으로 이래라저래라 지시하고 있었다. 최 목사는 나에게 반말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 영정도 없애고, 제단도 없애라. 우상이니 없애야 한다’고 했다.”

▼ 박근혜 회장은 뭐라고 했나.

“박 회장을 만날 때는 4명이 들어갔다. 배화여대 진○○ 교수와 새마음봉사단 도봉구 구단장, 추모사업회 사무국장 한○○ 씨가 같이 들어갔다. 박 회장은 ‘최 회장님(최 목사) 기분이 상해 있으니까 기분이 좋아지면 다시 재정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힘도 없고 돈도 없다’고 했다. 내가 ‘돈 30만 원 때문에 문을 닫을 수는 없다’고 하니까 ‘최 회장 기분이 풀릴 때까지 문을 닫는 게 좋겠다’고 했다. ‘최 회장이 시키는 대로 영정도 없애고 제단도 없애는 게 좋겠다’고 했다. ‘최 회장 말을 안 들을 거면 당장 문을 닫는 게 좋겠다’고도 했다. 나는 ‘그렇게는 못 한다’고 말하고 나왔다.”

▼ 당시 청운각 폐쇄조치가 누구의 뜻이었다고 생각했나.

“박 회장의 결정이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자기 아버지 일인데, 설마 자기 손으로 기념관의 영정을 없애라고 그랬겠나. 당시는 육영재단이나 추모사업회 일을 최 목사가 다 처리했을 때였다.”



주간동아 826호 (p16~16)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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